[마트]전통주 고르기… 우리 한가위엔 우리 술

  • 입력 2001년 9월 20일 09시 42분


흔히 ‘술은 음료가 아닌 문화’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명절인 추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위스키나 와인이 아닌 전통주.

대형업체들의 제품뿐만 아니라 지방 소규모 업체들이 만드는 전통주도 요즘은 백화점이나 주류전문점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전통주는 그 유래나 특징을 알아두면 선물의 의미가 몇곱절 빛난다.

▽전통주의 유래〓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술문화는 역사가 매우 깊다.

삼국시대 이전인 마한시대부터 한 해의 풍성한 수확과 복을 기원하며 맑은 곡주를 빚어 조상께 먼저 바친 다음 술을 마시며 노래와 춤을 즐겼다.

삼국시대의 술은 발효원인 주국(酒麴)과 맥아(麥芽)로 빚어지는 주(酒)와 맥아로만 빚어지는 례(醴·감주)의 두 가지였다. 이 가운데 ‘고려주’와 ‘신라주’는 중국 송나라에 알려져 문인들의 찬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와 원나라의 양조법이 도입돼 누룩이나 술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조선시대에는 지금 유명주로 꼽히는 술이 자리를 잡았다. 제조원료도 멥쌀에서 찹쌀로 바뀌고 발효기술도 정교해졌다. 이때 명주로 꼽힌 것이 삼해주 이화주 부의주 하향주 춘주 국화주 등. 조선시대 후기에는 지방주가 전성기를 맞았다. 지방마다 비전(秘傳)되는 술들이 맛과 멋을 내면서 출현하기 시작한 것.

▽전통주의 장점〓전통주 예찬론자들은 말한다. “한국의 전통 민속주는 중국술처럼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지 않는다. 일본술처럼 섬세하지도 않다. 보드카처럼 독하지도 않다. 과실주가 아닌데도 느껴지는 은은한 향, 자연스러운 빛깔, 같은 알코올 도수라도 유난히 부드러운 느낌은 그 어떤 술과도 다르다.”

또 전통주는 큰 차이는 없지만 자꾸 마시다 보면 미세한 차이를 알게 되고 통음 후에도 두통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전통술▼

제조
지역
유래 및 특징주원료
문배주서울
경기
고려 시대 중국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측. 술이 익으면 배꽃이 활짝 피었을 때의 향이 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조 찰수수
옥로주조선 순종때인 1880년경부터 제조. 향기가 독특하고 술맛이 부드러움.쌀 천연암반수
율무
옥선주강원효성이 지극한 선비 이용필의 가주(家酒). 알코올농도 40%의 증류식 순곡주. 여린 연갈색 빛깔과 청량한 향이 특징.옥수수
한산소
곡주
충청저온에서 100일간 발효숙성시켜 제조한 곡주. 염분이 전혀 없고 철분이 약간 함유된 천연수를 사용.찹쌀 멥쌀
들국화
계룡백
일주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술.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좋아지며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찹쌀 솔잎
오미자
가야곡
왕주
땅의 기운을 받아 100일 동안 익힌 궁중술. 새콤달콤한 맛에 은은한 약초냄새가 난다.매실 참솔잎
찹쌀
두견주신경통 부인냉증 요통 등에 효능이 많다고 동의보감에 나와있다. 진달래꽃에서 나오는 아자라성분이 진해작용을 한다.찹쌀
진달래꽃잎
과하주영남물을 넣지 않고 독에 밀봉, 저온으로 1∼3개월 발효시켜 만든다. 알코올농도 13∼14%. 독특한 향기가 난다.찹쌀
국화주술에 취하고 향기에 취한다는 함양 전통 민속주. 1500여년 전부터 전수돼왔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돼 있다.야생국화
찹쌀밥
안동소주증류주의 대명사. 입안에서 퍼지는 향과 톡쏘는 듯한 맛이 일품. 배앓이를 하거나 독충에 물렸을 때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송엽주몸안의 지방을 없애주고 소화불량 고혈압 신경통 등에도 효능이 많다는 솔잎으로 담근 술.찹쌀 솔잎
천연암반수
솔송주성리학의 대가인 정여창 선생의 종가에서 전해내려오는 술. 은은한 솔향기가 일품.찹쌀 솔잎
송순
송화백
일주
호남찹쌀과 누룩 등을 원료로 송홧가루를 혼합, 숙성시킨 뒤 다시 증류해서 솔잎 한약재 등과 함께 재숙성시켜 만든다.송홧가루
솔잎 한약재
송죽오
곡주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 등 다섯가지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솔잎 대잎
찹쌀
추성주음양각 구기자 하수오 두충 우슬 창출 오미자 등 갖가지 한약재와 찹쌀, 멥쌀 등 순곡을 혼합,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만든다.찹쌀 멥쌀
한약재
이강주전통소주에 배와 생강을 넣었다 해서 이강주라는 이름이 붙은 우리나라 3대 명주의 하나. 미국 일본 등지에도 수출되어 좋은 호평을 받았다.소맥 쌀보리
배 생강

▽어떤 술을 선물할까〓롯데백화점 주류 담당 김태균 바이어는 “전통 민속주는 종류도 다양하고 약리 효과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선물할 대상에 따라 종류를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술을 많이 즐기지 않는 분에게는 백세주(13도)나 이강주(25도)를, 강한 맛을 즐기는 분에게는 안동소주(45도)를, 취향을 잘 모르는 분께는 남북정상회담시 반주로 등장했던 문배주(40도)가 무난하다”고 덧붙였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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