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美동부 '엘리트 과외' 서울 강남보다 더해"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53분


“미국 동부 엄마들의 과외붐은 서울 강남보다 더 해요.”

전액장학금을 받고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에 입학한 필립 리(한국명 이산·李山·21)씨의 어머니 김영희씨(46·사업)의 말이다. 요즘에는 이 대학의 경영대학원뿐만 아니라 4년제인 경영학부도 와튼스쿨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만 4세에 펜실베이니아주로 이민간 필립 리씨는 사립고교인 저먼타운아카데미를 우등 졸업하고 미국판 수학능력시험격인 SAT에서 1570점(1600점 만점)을 받아 국가장학생으로 선정됐다.

미국에서 이 같은 엘리트 코스를 밟기 위해서는 학문 예술 스포츠 등 모든 면에서 다재다능한 ‘르네상스맨’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필립 리씨의 부모는 ‘주류(主流)’의 근간을 이루는 미 동부 백인 상류층의 자녀교육법대로 아들을 각종 과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시켰다.

과외열기는 대단하지만 한국과 달리 학과목 관련 과외가 아닌 예술과 체육과목 과외에 주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필립 리씨는 초등학생 때는 하루에 5종류의 과외를 받으러 다니기도 했다. 오후 3시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기계체조 수영 테니스 피아노 드럼 등의 레슨을 받았고 덕분에 학교에서 레슬링 테니스 크로스컨트리팀의 대표로 활약했다.

이민 초기에는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독서과외도 받았고 방학 때면 종류에 따라 2500∼4000달러에 이르는 각종 캠프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이렇게 과외와 캠프에 투자된 비용은 1년에 2만달러 정도.

승마 조정 골프 개인 레슨까지 받는 최상류층의 과외비는 사립대학 학비와 맞먹는다.

어머니 김씨는 “‘공부만 잘 하면 된다’는 환상을 가지고 미국땅을 밟는 한국의 조기유학생들도 예능 특기 과외를 소홀히 하면 명문대 진학의 꿈을 이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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