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SBS 대형사극 '대망', 장혁·전지현·이은주 등 출연

  • 입력 2001년 8월 22일 18시 25분


‘여인천하’로 공중파 드라마 시청률 1위의 고지를 점령한 SBS가 또 다른 대형사극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 24부작 미니시리즈로 기획된 ‘대망’이다. 우선 작가와 연출자가 눈에 띈다. ‘여명의 눈동자’와 ‘모래시계’ 등 굴곡진 한국의 근 현대사를 섬세한 감수성을 통해 극화해온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PD가 다시 손잡고 사극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캐스팅도 짱짱하다. 사극으론 드물게 장혁 전지현 이은주 등 신세대 스타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세트건립비용을 뺀 순 제작비만 30억 원. 현재 충북 제천에선 40억 원 규모의 대형 세트가 제작 중이다. 이 세트 제작비는 제천시와 SBS가 절반씩 부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게 된다.

조선후기를 무대로 한 ‘대망’은 명문대가의 배다른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근대적 자본의 형성과정과 이를 통해 신분사회의 구속을 뛰어넘으려는 근대적 의식의 형성과정을 그려간다는 계획이다.

주인공은 명문대가의 적자와 서자로 태어난 두 형제. 둘은 신분을 뛰어넘는 우애를 나누며 학문에 정진한다. 하지만 적서의 차별이 엄연한 현실에서 형은 국가의 동량으로 자라나지만 동생은 그늘에 가릴 수밖에 없는 운명. 비극은 집안에서 형의 배필로 점찍어둔 여인으로부터 비롯한다. 여인이 어린 시절부터 사모해온 남자는 동생. 동생은 그런 여인의 맘을 알고 형을 위해 집을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간다.

이후 산 속에서 무술과 상술을 연마한 동생은 하산한 뒤 거부로 성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지들을 모아 사민평등의 세계를 실현할 영지를 구축한다. 조정에선 이를 역모로 간주하고 진압군을 내려보내고 운명의 장난처럼 형이 수장이 되고 만다. 사대부의 신망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형은 자신의 세계관을 지키기 위해 동생을 베야하는 운명이지만 천륜으로 맺은 형제애와 아내의 사랑 때문에 갈등에 빠진다.

홍길동과 허생의 이미지가 중첩된 동생 역에는 ‘화산고’를 촬영 중인 장혁, 형제와 삼각관계에 놓이는 여인으론 ‘엽기적인 그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전지현, 동생을 그늘에서 돕는 여인으론 ‘번지점프를 하다’의 이은주 등 영화계로 진출했던 청춘스타들의 출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복합적 심리를 연기할 형 역에는 배용준과 이병헌, 정준호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망’은 올 가을 방영을 시작할 MBC 특집극 ‘상도’와 KBS가 내년 초 고려 광종을 주인공으로 해 ‘태조 왕건’의 후속으로 내보낼 ‘제국의 아침’과 함께 현재 안방극장에 거세게 몰아닥친 사극 바람을 이어갈 전망이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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