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푸 大피라미드' 파라오무덤 논란 재연

  • 입력 2001년 8월 8일 19시 07분


이집트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인 기자의 ‘쿠푸 대(大) 피라미드’. 기원 전 2500년경 이집트 쿠푸 왕이 건설한 이 피라미드의 최대 미스터리는 이것이 과연 파라오(왕)의 무덤인가 하는 점이다.

외계인 우주선의 착륙 장소였다, 식량 저장창고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모두 가설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무덤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고고학자들의 중론. 하지만 피라미드에서는 아직까지 왕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이것 역시 가능성일 따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이집트학 전문지 ‘이집트 리빌드(Egypt Revealed)’ 7, 8월호가 “프랑스의 두 고고학자가 이 피라미드 내부에서 파라오의 시신이 안치된 밀실의 진입로를 확인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발표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피라미드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피라미드에서는 석관(石棺)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석관은 빈 채로 발견돼 파라오의 관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피라미드 내부 구조상 석관이 발견된 공간은 현실(玄室·시신을 안치하는 곳)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즉, 피라미드 내부 어딘가에 현실에 해당하는 또 다른 밀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자크 바르도, 프랑신느 다몽 등 프랑스 고고학자 두 명이 그 밀실로 들어가는 문의 위치를 알아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정확하다”면서 이집트 측에 공동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집트의 반응은 냉담하다. 기자 주의 부지사인 자이 하바스는 “피라미드 내부 어디에도 새로운 밀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카이로에 있는 프랑스 동양고고학연구소장인 프랑스 고고학자 장 피에르 코르테지아니 역시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보는 고고학자들도 있다. 피라미드 조사 허가권을 갖고 있는 기자 주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세계 이집트학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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