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교 평준화] 학생배정 '先복수지원 後추첨' 원칙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9시 13분


이번 수도권 4개 지역 고교입시 개선과정에서 가장 민감하고 지역별로 첨예한 의견대립을 빚어온 부분이 학군 설정이다. 교육개발원측도 이를 의식해 부천만을 단일학군으로 결정하고 나머지 3개 지역에 복수방안을 제시했다. 학생 배정방법은 기존 평준화지역인 수원 성남 구시가지와 마찬가지로 선발고사를 통해 합격선을 통과한 뒤 '선 복수지원, 후 추첨'원칙에 따라 배정토록 했다.

◇학군 설정

▽성남분당

분당 신시가지와 수정구 중원구 등 구시가지를 분리하는 복수학군제와 통합하는 단일학군제가 모두 검토됐다. 학교시설이 낙후됐고 통학거리가 먼 구시가지를 기피하는 분당지역 주민들과 분당의 명문고교에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시가지 주민간의 대립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교육개발원측은 복수학군제에 대해 중간에 숲을 두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지역 주민들간 사회경제적 특성의 차이를 반영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반면 분당과 구시가지 학교간 교육여건의 차이가 존재하고 학교선호도가 다른 현실을 감안할 때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단일학군제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거주지역에 관계 없이 다양하게 진학할 수 있는 반면 분당지역 학생들이 구시가지로 배정될 때 불만의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고양시

덕양구와 일산구를 분리하는 방안과 통합하는 방안이 모두 제시됐다. 교육개발원측은 복수학군제에 대해 일산과 덕양지역 중학생들이 각각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고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한 2차 설문조사 결과도 2개의 지역을 나눠 학군을 설정하는 방안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현실적으로 타당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럴 경우 일산과 덕양지역간 교육여건이 차이가 나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통합학군제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천시

단일학군제로 검토된 부천은 19개의 고교 중 중동 신도시가 위치한 원미구에만 12개 고교가 밀집해 있어 부천 전체를 2, 3개 학군으로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됐다.

또 학교간 교육환경의 평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과도기적으로 학군을 나누는 것보다 단일학군을 바람직하게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간 평준화가 이뤄지면 2∼3개 학군으로 나누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양권

단일학군안과 안양 과천을 한데 묶고 군포를 분리하는 복수학군안이 검토됐다. 단일학군안은 학교격차를 인정해 3개시를 통합한 뒤 격차가 줄었다고 판단되는 3∼5년 뒤에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복수학군화하는 방안으로 학생들의 먼 통학거리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지역교육청 관할 지역을 기준으로 안양 과천을 묶고 군포시를 별도의 학군으로 설정할 경우 학생들의 수용계획이 쉽고 통학거리가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개발원측은 이번 검토과정에서 안양권으로 논의됐던 의왕시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 이 지역 3개 고교가 나머지 3개 시와는 일정 격차가 있고 외곽에 위치한 만큼 교육여건이 향상될 때까지 당분간 비평준화지역으로 남기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학생 배정

‘선 복수지원, 후 추첨제’가 도입됨에 따라 학생들은 종전의 고교별 시험 대신 학군 내 중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발고사를 치러야 한다. 학군 내 고교생 모집정원 안에 들어야 인문계고교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발고사(100점)와 내신성적(200점)을 합한 점수가 합격선을 통과해야 한다. 내신성적은 교과활동상황 150점, 출결상황 20점, 봉사활동 실적 20점, 각종 수상실적 10점으로 산출한다. 교과 활동상황에 대한 학년별 반영비율은 1학년 20%, 2학년 30%, 3학년 50%로 한다.

복수지원은 학군 내 전 인문계 고등학교를 상대로 학생이 1, 2, 3… 식으로 순위를 정해 희망하는 순서로 배정한다. 1지망 학교의 지원자가 입학정원 이내일 경우 해당 학교에 모두 진학 가능하지만 정원을 초과할 경우는 추첨을 통해 학생을 배정한다. 1지망에서 탈락하면 2지망, 3지망 식으로 후순위를 배정받게 된다. 이때 컴퓨터 추첨은 무작위로 이뤄지며 학업성적수준이나 근거리 배정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양권은 3개 학교까지만 복수지원을 허용, 1순위 지망자 중 50%만 선발하고 추첨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성적분포를 고려해 근거리 배정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다. 3개 시가 하나의 권역으로 묶일 경우 통학거리가 먼 학생이 다수 나오게 되는 현실이 감안됐다.

<수원〓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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