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 '생존 위한 변신'…첨단기능 장착등

  • 입력 2000년 3월 2일 20시 36분


‘퇴출’ 위기에 놓인 공중전화가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최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공중전화 이용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은 서울 등 대도시의 공중전화기 위치를 바꾸고 기존 전화기에 첨단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등 ‘공중전화 구조조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휴대전화 밀려 매출 급감▼

2월 29일 한국통신에 따르면 공중전화의 매출은 98년 7228억여원에서 지난해 6187억여원으로 1년 사이에 14.4% 줄었다. 특히 공중전화에서 일반전화로 건 통화의 매출은 98년 5256억여원에서 99년 3335억여원으로 36.5%나 줄었다. 다만 공중전화에서 휴대전화로 건 통화의 매출은 같은 기간에 880억여원이 늘었다.

이처럼 공중전화 매출이 감소하자 한국통신은 97년부터 4년째 전국의 옥외 공중전화를 15만대 이내로 유지하면서 최근 위치를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실제로 2월 초 서울의 카페 편의점 등 실내에 설치됐던 공중전화 78대가 이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새로 개통한 서울지하철 7호선 온수∼신풍역 구간의 지하철역으로 옮겨졌다. 이는 이용자가 적은 곳에 있는 공중전화를 지하철역 백화점 주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기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

한국통신은 이와 함께 기존 공중전화에 새로운 서비스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말 2개의 송수화기가 달려 있어 3자 통화가 가능한 ‘듀엣 공중전화기’ 500대를 서울 부산 등 전국 대도시에 설치했다. 또 앞으로 백화점 상가 식당 등에서 사용될 전자화폐로 통화할 수 있는 공중전화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한편 벤처업계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공중전화기, 광고를 보거나 들으면 일정시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중전화기 등 신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3자 통화' 신기종 보급▼

한국통신 관계자는 “무선 디지털시대를 맞아 유선 공중전화기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아무리 자가용이 늘어나도 대중교통수단이 필요한 것처럼 공중전화도 긴급통화를 해결해 주는 대중통신수단으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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