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박정규씨, 청소예찬 수필집 출간

  • 입력 2000년 1월 16일 20시 03분


현직 부장검사가 ‘청소(淸掃) 예찬론’을 펴 화제다.

박정규(朴正圭·50·사시22회)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장은 최근 ‘청소하다가…’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펴냈다. 이 수필집은 박부장이 운동 삼아 집안청소를 시작한 96년 8월부터 2년7개월간 매일 새벽 진공청소기를 끌거나 걸레질을 하며 머릿속에 스친 생각들을 정리한 것. 박부장은 이 책에서 ‘생산적 운동’의 하나로 청소를 시작한 동기와 몸소 터득한 효율적인 청소법, 청소의 효과 등을 상세히 언급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청소 준비운동으로 누워서 온몸의 경혈(經穴)을 주무른 뒤 몸의 균형을 유지한 채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걸레질을 오른팔 왼팔 번갈아가며 하다 보면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출근 전에만 3000보를 걷게 된다.”

박부장은 “집도 깨끗해지고 육체와 정신에도 좋으며 특히 진공청소기의 소음은 공부 안하는 아들의 새벽잠을 깨우는 데 제격”이라고 새벽청소를 예찬했다.

그런가 하면 “청소는 국민총생산 계산에는 빠지는 노동이지만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또 다른 의미의 노동”이라고 정의하기도.

박부장은 과외 부담을 덜기 위해 스스로 중고교 과정을 공부해 자녀들의 공부를 지도해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침에 청소를 마친 뒤 자식들에게 영어 수학을 가르쳐주는 것까지 노동으로 환산하면 월 200만원 수입은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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