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다케우치 야스오 著「일본의 종말」

  • 입력 1999년 9월 22일 11시 52분


▼'일본의 종말' 다케우치 야스오 지음/김선영 옮김/새물결사 펴냄/344쪽 9500원▼

일본 경제가 요즘 戰後 최대의 난국을 맞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다케우치 야스오 경제학교수는 일본경제를 '침몰해 가는 거대한 배'에 비유했을 정도다.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대국이 무너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다케우치 교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일본의 정치·사회·경제적 역사성과 자본주의의 가면을 벗겨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진정한 개혁을 거부하는 정계 관계 재계 권력자들의 위선을 파헤치고 있으며, 그 위선의 결과 현재의 일본은 진정한 자본주의가 아닌 일본형 자본주의, 심지어 일본형 사회주의로의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이 마침내 기관고장을 일으켜 침몰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침몰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다케우치 교수의 '탈사회주의 및 자본주의의 진보론'이다. 일본 경제는 관의 간섭이 개입되지 않은 완전시장경제로 나아가야 하며, 배가 완전히 침몰하여 회생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기 전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

일본을 모델로 정치·사회·경제·문화적으로 많은 것을 도입해 오고 있는 우리네 사정으로 미루어 볼 때, 특히 일본의 연금제도를 모델로, 그것도 하필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신음을 앓고 있는 이때 국민연금을 확대 실시함으로써 시행 초기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는 우리네 사정으로 미루어 볼 때, 다케우치 교수의 '탈사회주의 및 자본주의의 진보론'은 주목해야 할 타당성있는 이론이다.

강미례<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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