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거리마다 튀어나온 에어컨환풍기, 규제조항 없다

  • 입력 1999년 7월 26일 19시 20분


26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식당거리를 걷던 장모씨(32·회사원·서울 강서구 신월동)는 갑자기 얼굴쪽으로 불어닥친 뜨거운 바람에 숨이 턱 막혔다. 돌아보니 바로 옆건물 1층 식당의 창문에 설치된 에어컨 환풍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 서울 등 대도시의 길가에 설치된 에어컨 환풍기에서 쉴새없이 뜨거운 바람이 쏟아져 나와 보행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특히 소형 건물이 밀집한 도심 식당가의 1층에 자리잡은 업소는 대부분 에어컨 환풍기를 그대로 길가에 내놓은 상태다. 또 서울 지하철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등 일부 지하철역의 경우 역무실 등의 에어컨 환풍기를 역구내에 설치해 시민들의 짜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문제는 에어컨 사용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에어컨 환풍기 등 실내공기를 바깥으로 빼내는 실외기(室外機)의 설치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 환풍기에 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일반 업소나 가정집의 에어컨은 규정이 없어 우리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정보·이명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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