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뒤집자]재킷 한벌로 「새 멋」연출

  • 입력 1999년 7월 22일 18시 12분


《옷장에는 옷이 가득한데 막상 입고 나갈만 한것은 없다. 아침마다 ‘풍요 속 빈곤’을 경험하는 여성들. 패션전문가가 독자의 집을 찾아 ‘묵은 옷’으로 첨단유행을 연출하는 코디법을 일러준다.》

“회색 바지가 지겨워져서 다음해에 바지를 새로 사도 결국 또 회색을 고르게 되더라구요.”

여름 회색 바지만 세 벌이라는 변리사 류민정씨(27·서울 관악구 신림동). 여름 옷을 몽땅 꺼내놓아 보지만 색깔과 디자인이 비슷비슷. “정작 입고 싶은 옷이 없어” 고민이다.

고민 해결사로 나선 사람은 조이너스의 전미향디자인실장(38). 류씨의 집을 찾아 함께 옷걸이를 샅샅이 훑으며 코디 조언을 해주었다.

◆옷장을 살펴보니

류씨의 여름 옷은 재킷 2벌, 바지 8벌, 블라우스 5벌, 니트 5벌, 톱 6벌, 티셔츠 1벌, 원피스 1벌. 대개 무채색 계열이다.

바지는 통이 넓은 게 많다. 바지와 주로 코디하는 옷은 같은 무채색 계열인 회색 재킷, 흰색 검은색 블라우스, 연회색 카디건. 스커트는 즐겨입지 않아 캐주얼한 하늘색 원피스 한 벌 뿐이다.

‘정장 느낌이 나면서도 편한 옷’이 좋아 니트를 즐겨입는 편.

◆전미향실장의 조언

류씨의 패션은 전체적으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이다. 특별히 유행을 따르지 않는 보수성향. 가끔 스타일을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패션은 옷선이 풍성한 박스형이고 재킷의 칼라는 좁아지는 추세.

대부분의 옷들이 무난하게 어울리지만 주로 회색톤이라 너무 점잖은 느낌을 준다. 가지고 있는 분홍색 니트처럼 회색톤과 어울리는 다른 색상의 옷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면. 류씨에게는 푸른색이 잘 어울릴 것 같다. 회색은 올여름을 기점으로 서서히 사라지고 가을부터는 카키색이 뜰 전망이니 새 옷을 사려면 연하고 은은한 카키색을 선택하라.

◆코디하기 좋은 새 옷

류씨가 즐겨입는 옷은 회색 바지와 하늘색이 도는 연회색 반소매 카디건. 전실장과 류씨 부부는 함께 조이너스 신림점을 찾아 이 옷과 함께 입으면 좋을 옷 두 벌을 골랐다.

▽연회색 하이네크 재킷(11만8800원)〓회색 바지와 세련되게 어울리는 7분소매 재킷. 요즘 인기인 칼라없는 하이네크 디자인이다. 앞여밈은 숨은 단추 두 개로 단순하게 처리. 류씨의 남편은 “재킷이 길어도 단추가 위쪽에 달려있어 답답한 느낌이 없고 아내에게 잘 어울린다”고 한마디.

▽연회색 앞치마형 원피스(5만2800원)〓종아리중간쯤 오는 길이에 단정한 디자인으로 류씨가 찾던 바로 그 스커트. 반소매 카디건과 입으니 정장 느낌이 난다. 유행중인 앞치마형 원피스로 앞쪽은 랩스커트 디자인이다. 류씨는 “편하고 시원한 데다 정장으로도 캐주얼로도 입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

◆디자인을 변신시킬 옷

전실장은 류씨의 옷 중 평소 잘 입지 않는 옷 두 벌을 유행에 딱 맞는 디자인으로 수선해 입으라고 제안.

▽반짝이는 베이지색 바지〓광택이 약간 있는 캐주얼한 디자인이라 회사에는 선뜻 입고 가지 못했다. 길이를 7분이나 9분길이로 줄이고 통도 약간 줄이면 정장바지로 훌륭하게 입을 수 있다. 정장재킷 7분소매블라우스 카디건 모두 잘 어울릴 듯.

▽흰색 반소매 블라우스〓평범한 디자인의 블라우스를 밑단에 끈을 넣은 블루종스타일로 수선하면 최신유행패션이 된다. 밑단을 2㎝가량 접어올려 박은 후 약간 늘어나는 소재의 끈을 끼우면 된다. 허리선을 강조하지 않는 편안한 스타일. 블라우스 길이가 짧아지므로 다리도 길어보인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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