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5인이 추천하는 어린이책]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힐까는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 유치원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명사 부모들에게서 ‘내가 우리아이와 함께 읽은 좋은 책’을 소개받았다.》

[안성기(영화배우)]

★「첫발견 시리즈」/꼬마샘터「피터 래빗이야기」/한국프뢰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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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6학년에 다니는 두 아들에게 “책 읽어라”하기보다는 독서숙제를 거들며 함께 책을 읽는다.

특히 둘째는 잠들기 전 꼭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첫발견 시리즈’(꼬마샘터, 전 40권)는 어른인 나도 재미있게 읽는 책이다. 투명판을 이쪽저쪽으로 옮기게 해 좌 우 앞 뒤 위치가 상대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등 시각적인 구성이 아주 잘 돼 있다.

비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이야기 시리즈’(한국프뢰벨)는 토끼 오리 고양이가 주인공인 그림동화. 그림이 예쁘고 따뜻해서 언제 보아도 여러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함정임(소설가·전 솔출판사 편집부장)]

★「공룡을 찾아라 시리즈」/들녘키드「열두띠이야기」/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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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박이 아들은 그 또래 남자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공룡매니아’다. 그러나 공룡관련 책들은 조악한 것이 많아 선뜻 사줄 수가 없었는데 ‘공룡을 찾아라 시리즈’(들녘키드)로 그나마 아이와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색안경 야광공룡뼈등을 책 속에 끼워넣어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열두띠이야기’(비룡소)는 12간지의 동물을 의인화한 책.

특히 ‘성형수술한 쥐’는 지나친 욕심이 얼마나 부질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 수준에 맞게 잘 소화하고 있다.초등학교 고학년용.

[박은혜(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교수)]

★「생쥐와 고래」/다산기획「별난 재주꾼이야기」/사계절★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뭐가 제일 재미있었니?”하고 물었을 때 선뜻 고르는 책은 ‘생쥐와 고래’(다산기획)‘별난 재주꾼이야기’(사계절)다.

‘생쥐와 고래’는 폭풍우를 만나 조난당한 생쥐가 고래와 친구가 돼 어려움을 이기고 육지에 당도하는 이야기. 우정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별난 재주꾼이야기’에 나오는 재주꾼들은 짐승말을 알아듣거나 남보다 밥을 많이 먹는다거나 하는 기이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다.

일상적인 가치기준으로 보자면 칭찬은 커녕 놀림받기 십상인 사람들이 나름대로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은 것이라도 자기 재주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장애인등 나와 다른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해주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김용택(시인·전북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 교사)]

★「감자꽃」/창작과비평사「세밀화시리즈」/보리★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함께 해방공간에서 활동한 동시작가 권태응의 ‘감자꽃’(창작과비평사)을 읽는다. 이렇다할 동시집이 없고 있다해도 ‘아이인 척하는 어른’의 작품뿐인데 비해 이 책은 한국 고유의 순한 정서를 어린이 눈높이로 쓴 수작이다.

도시에서 풀 한포기 못보고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보리 세밀화시리즈’를 권하고 싶다.

실물에 가까운 그림인데 사진보다 사실감이 더 풍성하다. 특히 계절그림책 여름편 ‘심심해서 그랬어’, 겨울편 ‘우리끼리 가자’가 좋다.

[오영실(아나운서·KBS‘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진행자)]

★「어린이 논리박사」/교육프로개발원「어린이용 탈무드」/중앙출판사★

새는 정말 아침에 일찍 일어날까? 사람들은 왜 피부색이 다를까? 잠을 잘자야 키가 잘 큰다는데 정말일까? 초등학교 2학년, 여섯살의 두 아들은 하루종일 “왜,왜,왜”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런 점에서 어른도 설명하기 어려운 궁금증들을 쉽게 설명해 놓은 ‘어린이 논리박사 시리즈’(한국교육프로그램개발원)를 아이들과 자주 펼쳐보게 된다.

‘어린이용 탈무드’(중앙출판사)도 잘 읽어주는 책이다.

애들에게는 쉬운 말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어려운 단어가 들어있더라도 제 생각의 테두리에서 이해한다는 것이 내 육아 체험이다.

〈정리〓정은령기자〉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