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모모」「톰 소여의 모험」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37분


오랫동안 여러 출판사 판본으로 출간돼온 미하엘 엔데의 ‘모모’(비룡소)와 마크 트웨인의 ‘톰 쏘여의 모험1,2’(창작과비평사)가 지난주 서점가에 새 번역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두 출판사가 같은 시점에 이 책들을 다시 낸 이유는 방치돼 온 독자층,즉 아동문고와 성인용 단행본시장 독자 사이의 ‘낀 세대’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읽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욕심에서다.

‘모모’는 77년 첫 번역된 이래 어른용 동화로 읽혀온 작품. 비룡소는 대상 독자층을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생으로 삼아 글자체를 키우고 일러스트레이션을 적절하게 배치하는등 ‘영상세대’를 위한 책 디자인에 신경썼다. 비룡소는 아동서적 전문출판사.

‘톰 쏘여의 모험’을 낸 창작과비평사의 광고문구는 ‘어린 독자들을 위한 완역본’. 그간 ‘톰 쏘여…’가 어린이용이면 축약본으로, 성인용이면 완역본으로 출간된 관행과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번역도 전공자들이 맡았다. ‘모모’는 독문학자 한미희씨(연세대 강사), ‘톰 쏘여…’는 영문학자 장영희교수(서강대)가 쉽고도 정확한 어휘로 옮겼다.

질 높은 청소년용 책 출간이 늘어나는 현상은 이들에게 읽힐만한 책이 흔치 않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지난 1,2년 사이의 새로운 흐름이다. 창작과비평사는 ‘사랑의 학교’‘삐노끼오의 모험’ 등 축약본으로 소개돼온 명작을 완역해냈다.

사계절출판사도 ‘1318시리즈’를 기획해 사춘기 감성을 다룬 번역 및 창작소설 10권을 내놓았다. 현암사가 출간한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카드의 비밀’도 청소년 독자를 겨냥한 철학 동화. 시공사는 ‘오즈의 마법사’를 완역중이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많이 팔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들이는 이유를 황금가지 장은수편집장은 이렇게 털어 놓는다.

“청소년용 책 시장은 입시때문에 초토화됐다. 그러나 그 또래들을 책에 친숙하게 만들지 않으면 출판시장의 미래는 없다. 누가 21세기에도 책을 사고 읽어줄 것인가.”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