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헌장 제정-선포식…참교육학부모회 주관 本社 후원

  • 입력 1998년 9월 29일 19시 08분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가 주관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학부모헌장 제정 및 선포식이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됐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날 교육계 인사와 학부모 일반시민 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교육학부모회 오성숙(吳星淑)회장 등 각계 인사 14명으로 구성된 헌장제정위원회가 마련한 학부모헌장을 채택했다.

학부모헌장은 그동안 잘못된 교육에 대한 반성과 자각을 촉구하는 헌장과 새로운 교육을 위한 실천사항을 담은 ‘우리의 다짐’으로 구성돼 있다.

◇ 학부모 헌장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21세기를 살아갈 아이들이다.

지금보다 더욱 정보화 세계화 다원화된 사회에서 개성과 소질, 자율성을 존중받으며 살아야 할 아이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참된 사람을 길러내고 이러한 시대 변화에 알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소홀히 해왔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온 입시위주 교육과 학력위주 풍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창의성과 자율성,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키워오지 못하고 저마다 지닌 아름다운 개성과 꿈, 삶의 목표를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입시경쟁교육에 시들어 가는 아이들에게 더욱 더 공부만을 강요했을 뿐, 즐겁게 배우고 생활할 수 있는 학교 환경의 조성과 투명한 학교운영, 올바른 교육정책에 참여하는 참된 학부모의 권리와 책임을 스스로 방기하여 우리 교육의 파행성을 심화시켜 왔다. 이러한 반성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웃음을 되찾아 주고 밝은 앞날을 가져다 주기 위해 가정과 학교에서 시작하는 교육개혁, 사회와 국가가 앞장서는 교육개혁, 교사 학부모 학생이 주체로 나서서 참여하고 실천하는 교육개혁은 이미 시대의 요구가 되고 있다.

이제 우리 학부모는 달라져야 한다.

내 자녀를 개성과 창의성 있는 아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슬기로운 부모가 되어야 한다. 학교를 즐거운 배움의 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진정한 교육개혁을 요구하고 참여하는 부모가 되어야 하며, 모든 아이들이 올곧게 자랄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늘, 우리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책임과 권리를 자각하며, 교육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우리의 지혜와 힘을 모아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에서 다음 사항을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 우리의 다짐

(우리는 가정에서)성적보다는 자녀의 인성과 소질, 소망을 더 존중한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가꾸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귀함을 깨닫도록 자녀에게 모범을 보인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사회정의를 실천하도록 북돋운다.

(우리는 학교에서)내 아이만이 아닌, 모든 아이들을 위한 평등 교육을 지향한다. 민주적 학교문화, 투명한 학교운영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한다. 학교발전과 교사의 교육활동을 돕는 학교자원봉사에 앞장선다. 올바른 교육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학부모의 교육권을 바르게 행사한다.

(우리는 사회에서)학력보다는 사람됨과 능력으로 평가되는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 성과 지역, 직업에 대한 편견이 없는 평등 사회를 위해 실천한다. 분단의 아픔을 대물림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앞장선다. 권위주의적 사회관행과 제도를 없애는 사회개혁에 참여한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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