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렇게 키워요]스와질란드 駐韓대사-서기관가족

  • 입력 1998년 6월 8일 19시 43분


아프리카 남부 내륙의 왕국 스와질란드. 대가족제가 예전의 우리와 닮았다. 어른 공경법을 익히고 형제 사촌간에 부대끼면서 우애와 사회성을 기른다. 자녀가 결혼해도 대부분 분가하지 않는다.

클리포드 맘바 주한 스와질란드대사(35)와 휄리즈웨 들라미니 일등서기관(38) 가족이 한식구처럼 지내는 것도 ‘대가족적’ 분위기에 젖기 위한 것. 집은 서울 한남동과 이태원동으로 떨어져 있지만 평일에도 두집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이 때 아이들은 어른께 두손으로 물건을 건네며 동생들을 보살피는 방법을 배운다.

스와질란드에서는 ‘음자냐나’라는 보모가 각 가정에 있다. 친척 중 한 사람이 그 역할을 맡는다. 완전히 가족구성원이 돼 아이들이 어느정도 클 때까지 뒷바라지한다. 두집 모두 20대 초반의 친척이 ‘음자냐나’로 와 있다. 이 제도도 대가족제의 일면이라는 맘바대사의 설명.

부인 메이블(36)은 두살반짜리 외아들 베일리에게 15개월까지 모유를 먹였다고. 메이블은 또 “스와질란드에는 특별히 태교라는 것이 없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클리포드는 요즘 베일리에게 말을 가르치느라 바쁘다. 영국식민지였던 스와질란드에서는 고유의 스와지어와 함께 영어가 공용어. 집에서는 주로 스와지어를 썼지만 요즘에는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부부가 영어로 대화.

들라미니 서기관은 부인 엘레나(33)와의 사이에 타라스(10·서울국제학교 4년) 스티븐(5) 크리스(5개월) 세아들을 두었다. 엘레나가 집에서 작은애들을 돌보는 사이 휄리즈웨는 타라스의 숙제를 봐준다. 인터넷에 푹 빠져 있는 타라스를 볼 때마다 본국의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느낀다.

“스와질란드 남자들은 어릴 때 소를 돌보고 나무를 깎아 수레 만드는 법을 익혀요. 어떤 나무는 베어도 되고 어떤 나무는 베어서는 안되는지도 배우고요.타라스도 고향에 가면 배울 겁니다.”(들라미니일등서기관)

“연말이면 소년들이 동네에서 가장 큰집에 모여 남자가 할 일을 공부합니다. 전통의상 입는 법도 형들에게 배우고….”(맘바대사)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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