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시각서 남성중심 과학 떨쳐내기…시민강좌 마련

  • 입력 1998년 3월 17일 20시 02분


과학의 역사에 묻어있는 남성중심적 색채를 벗겨내고 과학 민주화를 실현한다.

과학과 페미니즘의 만남, ‘페미니스트 사이언스’. 이 행복한 만남은 과연 가능한가.

아직은 생소한 이 페미니스트 사이언스가 학계보다 먼저 대중을 찾아가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가 마련한 시민강좌 ‘21세기 과학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하나인 ‘과학과 페미니즘의 만남’.

페미니스트 사이언스는 우선 과학이 객관적이라는 통념을 부정하고 기존 과학이 명백히 남성중심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것은 과학이 절대적이었던 근대자본주의에 대해 서구중심 남성중심적이라고 비판하는 철학사조(포스트모더니즘)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한다.

객관이라는 허명(虛名)과 남성의 굴레에서 과학을 해방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선 페미니즘적 방법론을 동원해야 한다는,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접근방법이 바로 페미니스트 사이언스다.

그러나 남성중심을 넘어서기 위해 여성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또다른 굴레에 갇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남성중심성은 남성과학자들이 과학에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따라서 진정한 과학정신에 철저해진다면 극복 가능하다는 견해.

서구에서는 1980년대부터 과학에 대한 페미니즘적 비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초보단계. 강의를 맞은 하정옥씨(서울대박사과정)는 “남성중심 과학에 대한 폭넓은 성찰 기회를 마련하겠다”면서 우리에게도 페미니스트 사이언스 바람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과학강좌에선 과학기술지상주의를 경계하고 과학의 민주화 인간화를 모색하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다. ‘과학기술의 포스트모더니즘’ ‘복제양 둘리와 그 후’ ‘영화속의 과학기술’ ‘전문가과학에서 시민과학으로’ 등 총9회. 18일부터 5월13일까지 매주 수요일. 02―723―5302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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