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들의 항일투쟁 아십니까?』…제주도서 업적 재조명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4분


제주해녀들이 ‘바다’가 아닌 ‘뭍’에서 국내 최대의 여성항일운동을 벌인 사실을 아시나요. 일제의 강압적 수탈에 항거한 제주해녀들의 처절했던 생존투쟁이 여성항일운동으로 재조명된다. 이에 따른 각종 기념사업도 활발히 추진될 전망. ‘해녀항쟁’은 1931년11월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지역 해녀들이 불을 질렀다. 대표적 수탈기관인 해녀조합을 상대로 ‘지나친 조합비 징수를 중단할 것’ 등 9개항을 요구하고 나선 것. 태왁(굴이나 전복 등을 담는 통)과 따비(전복을 따는 기구)를 내던지고 뭍으로 올라온 해녀들은 이듬해 1월 구좌읍 세화리를 순시중이던 제주도사(지금의 도지사)의 차량을 습격, 기세를 높여 나갔다. 자연히 항일의 바람은 인근 우도면과 성산읍 일대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시위 2백여 차례, 참가 인원 1만7천여명을 기록하면서 수많은 해녀들이 옥고를 치렀고 배후로 지목된 청년조직에 대한 검거선풍이 불었다. 제주 북제주군은 최대의 여성항일운동으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는 ‘해녀항쟁’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구좌읍 상도리 4천2백여평의 부지에 기념탑과 기념광장을 조성한다. 기념탑은 배위에서 해녀가 태극기를 휘두르는 형태로 높이 12m. 군은 또 8월15일 기념탑제막식과 함께 ‘해녀항쟁’의 역사적 재조명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 〈북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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