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귀한 몸」…감옥서 5,6편집필 로비전 치열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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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黃晳暎)을 잡아라.’ 89년 북한을 방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8년형을 받고 4년째 복역중인 작가 황석영씨(54)의 옥중저서가 그의 사면을 앞두고 출판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판업계는 황씨가 지난 4년여간 옥중에서 메모형식으로 정리, 출소와 함께 재집필할 것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들이 국제통화기금(IMF)파동 이후 출판계에 불어닥친 불황을 일거에 날려버릴 ‘상품’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출판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낙점’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곳은 ‘창작과비평’사. 창비사는 황씨의 스테디셀러 ‘장길산’의 출판권을 ‘현암사’로부터 인수하면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데다 회사관계자들이 수시로 공주까지 면회를 가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도서출판 해냄’도 만만찮은 호적수로 꼽히고 있으며 황씨에게 선(先)인세를 지불해온 ‘풀빛’사 등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소출판업체들도 황씨의 가족을 상대로 ‘사활을 건’ 로비를 펼치고 있다. 황씨는 감옥에서 중 장편소설 5,6편 가량의 대강의 줄거리를 대학노트 10권에 메모형식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기수가 사회에 나와 만난 여인과 여관에서 나누는 사랑이야기를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형식으로 쓴 ‘오래된 정원’(중편). 영등포 일대를 중심으로 일하는 한 노동자의 처절한 삶을 그린 ‘달리는 기차’, 6.25때 황해도에서 벌어졌던 좌익과 기독교인 미군과의 갈등을 다룬 ‘손님’(이상 장편). 이밖에도 황씨는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를 정리하는 자전적 소설을 대학노트 5권에 따로 정리해 놓았고 삼국지 원본을 편역하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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