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전야 너무「고요한 밤」…도심인파 크게 줄어

  • 입력 1997년 12월 24일 20시 13분


벼랑끝에 몰린 국가 경제위기로 한껏 웅크린 국민은 24일 그 어느 때보다도 조용한 성탄 전야를 보냈다. 서울 명동과 강남역 주변 등 서울시내 주요 거리는 예전의 성탄 전야와 달리 인파가 눈에 띄게 줄어든 채 캐럴마저 자취를 감춰 쓸쓸한 모습이었다. 이같은 사회분위기에 맞춰 전국의 성당과 교회들도 조촐한 미사와 기념예배를 통해 아기예수의 탄생을 기렸을 뿐 별도의 기념 행사는 갖지 않았다.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은 이날 서울 명동성당 자정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오늘날 우리 경제위기의 주 원인은 정부의 경제실정에 있으나 더 깊은 이유는 많은 국민이 정직과 성실성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김추기경은 이어 『자신을 비우고 남을 사랑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가진 것을 나눌 줄 알 때, 청빈과 겸손의 정신으로 봉사할 때,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 세계를 구하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보다 모금액이 오히려 늘어난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22일에도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앞과 서울 신촌 그레이스 백화점 앞 자선냄비에서 1백만원권 수표 석장이 나오는 등 훈훈한 온정의 손길이 계속됐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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