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시나 문장을 따다 자기 것인 양 발표하는 행위, 표절(剽竊). 한자를 보면 「표독할, 협박할, 빼앗을 표(剽)」에 「도둑질할 절(竊)」로, 표절이 결국 범죄행위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동양에서 표절이란 말이 기록상으로 처음 등장하는 것은 중국 당나라 대문장가 유종원(柳宗元)의 문집. 그는 「남의 글을 훔치고 그것을 합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맹자와 같은 선학들은 이를 표절이라 불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표절의 역사가 기록의 역사와 함께 해온 것임을 잘 보여준다.
이와 함께 남의 시문이나 글귀를 따다가 「고쳐」 글을 짓는 사람을 「슬갑(膝匣)도둑」이라 부른다. 슬갑은 추위를 막기 위해 무릎까지 내려오게 입는 옷이다. 표절이 완전히 그대로 훔쳐다 사용하는 것이라면 슬갑도둑은 약간 변형해 사용한다는 점에 그 차이가 있다.
표절은 영어로 Plagiarism이다. 이 단어의 접두어인 「Plagi―, Plagio―」는 원래 그리스어에서 온 것으로 「도덕적으로 부정한, 잘못된, 성질이 비뚤어진」이란 뜻의 Oblique와 같은 말이다.
라틴어에서 표절은 Plagium으로 납치 유괴 인신매매와 동의어로 쓰일 정도.
〈이광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