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한국프뢰벨 그림작업팀 「프뢰벨러스트」

  • 입력 1997년 10월 25일 07시 14분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쓰는 동화」. 외국에는 「쓰고 그리는」 동화작가들이 흔하지만 국내는 아직 드물다.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을 펴내는 한국 프뢰벨의 그림작업팀 「프뢰벨러스트」는 글과 그림을 함께 하는 작업으로 눈길을 끈다. 『그림과 글을 서로 다른 사람이 맡을 경우 각자의 감성과 상상이 어긋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한국프뢰벨의 김석진미술부장은 『그림작가가 글을 쓰는 경우 「화가적인」 상상력을 동원한 독특한 글쓰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뢰벨러스트」는 저명한 아동교육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프뢰벨과 삽화가를 뜻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합성어. 동양화 서양화 디자인 등을 전공한 13명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프뢰벨러스트는 처음 동화책속의 삽화와 캐릭터 개발을 위해 출발했다. 이는 현재도 프뢰벨러스트의 기본업무. 프뢰벨러스트의 대표작은 지난 95년부터 펴내고 있는 「뽀삐시리즈」. 3세미만의 유아를 위한 이책은 프뢰벨유아교육연구소에서 구성한 「언어」 「인지」 「건강」 「사회」 4부문에 걸쳐 각 부문 6권씩 한세트로 선을 보이고 있다. 그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용을 익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인지」부문의 「다섯까지 세요」의 경우 대사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귀여운 아기 곰이 시장에 다녀온 엄마 곰을 반긴다. 엄마 곰은 시장바구니에서 물건을 꺼낸다. 바구니에서 물건을 꺼내며 「호박은 하나, 무는 둘, 가지는 셋…」 하는 식으로 숫자개념을 가르친다. 팀원들은 『오래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캐릭터를 개발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며 『선을 단순화하고 숫자를 나타내는 호박 가지 등 주제부분만 채색을 해 집중력을 높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물건을 다 꺼낼 때까지 기다린 아기곰이 끝내 고대하던 사탕이 나오지 않자 투정을 부리는 등 귀여운 「반전」을 곁들인 줄거리가 아기자기 하다. 그림 위주의 작업을 하던 프뢰벨러스트는 지난해부터 각 구성원들이 직접 글을 쓰기 시작했다. 「프뢰벨 창작그림동화」시리즈중 제20권부터 30권까지가 이들의 작품. 산타할아버지는 정말 있는가를 묻는 「크리스마스 선물」 등 어린이들의 궁금함을 담은 작품들과 친구간의 우애를 그린 「퉁이의 노란 모자」 등 다양한 내용으로 꾸몄다. 『펼치는 페이지마다 한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림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동숙편집부장의 설명. 이야기를 담은 테이프도 곁들였다. 프뢰벨러스트는 전문영역인 일러스트레이션에 글쓰기를 새로 도입하면서 신중하면서도 의욕에 넘치는 모습. 『재미있는 내용을 글과 그림 모두를 통해 풍부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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