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상 시상식 이모저모]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이날 강영훈 인촌상운영위원장은 축사에서 특히 한동안 상을 받지 않겠다고 사양했던 현승종이사장 등에 대해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고 나만이 자격이 있다고 우기는 세상에, 스스로 수상자격이 없다고 추천을 뿌리치고 겸양의 미덕을 보여주신 이 분들이야말로 윤리도덕이 황폐해가는 사회의 등불이자 소금』이라고 소개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그는 이어 『물질만능 풍조가 온세상을 오염시켜 버리는 와중에도, 고매한 인격으로 민주한국 건설에 묵묵히 높은 공을 세우시고도 항상 자신을 낮추고 뒤에 서 오신 분을 마땅한 자리, 앞자리로 모시게 된 오늘의 시상식이야말로 인촌상운영위원회의 보람있는 날』이라며 감회어린 표정. 강위원장은 『이기 독선이 판치고 흑백논리가 사회를 분열시키고 대립 갈등으로 몰아넣는 오늘날 현실에서 인촌상 수상자들과 같은 인격과 덕망을 겸하신 분들을 세상에 밝히는 일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위해 경하할 만한 일』이라고 피력. ○…교육부문 상을 받은 현승종 건국대이사장은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여러가지로 미흡한 저에게 상을 준다고 해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진심으로 사양했으나 강권에 못이겨 받게 되었다』고 겸손하게 말한 뒤 『심사위원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이 아니라 원망(怨望)의 기분을 갖고 있다』고 농반진반의 토로. ○…산업기술부문 수상자인 이용태 삼보컴퓨터회장은 평소 정보화의 전도사를 자처해온 사람답게 수상소감에서도 21세기를 한반도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화」라는 미지의 신대륙을 앞서서 점령해나가야 한다고 역설. 학술부문 수상자인 조기준 고려대 명예교수는 팔순 나이를 넘긴 지금도 『인품과 큰 그릇으로 유명하던 인촌 선생을 처음 만났을 때의 「시골 촌부 같은 온유 후덕」한 태도를 잊을 수 없으며 그분에게 꾸밈없는 겸양의 자세를 배웠다』고 회고하면서 『수상을 계기로 미력이나마 남은 힘을 학문세계에 바치도록 하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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