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원정 재산탕진 1천여명,도박빚 151억 밀반출

  • 입력 1997년 4월 29일 19시 52분


코미디언 황기순씨(35) 등이 낀 한국 관광객 1천명이상이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모두 1백51억원을 탕진한 뒤 국내에서 도박빚을 송금 또는 밀반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9일 필리핀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한국인 조직폭력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도박자금으로 송금한 계좌 37개를 압수, 1차로 7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카지노 폭력배는 총기를 휴대하고 필리핀 경찰의 묵인아래 한국관광객들을 상대로 매춘을 알선하고 한인업소를 상대로 돈을 갈취하는 등 피해가 극심해 필리핀 특수경찰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계좌당 20억∼25억원의 도박자금이 송금된 것으로 보아 총 37개의 계좌를 모두 조사하면 3천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7백억∼9백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 32명을 구속 수배 또는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다른 계좌와 한국인이 운영하는 필리핀내 다른 6곳의 카지노 도박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적발된 32명중 필리핀 해외관광단을 모집한뒤 카지노 도박을 벌이도록 유인하고 자금을 빌려준 마닐라 실라히스호텔내 오리엔탈카지노 공동대표 尹寬炳(윤관병·신흥그룹회장)씨 등 7명을 외화밀반출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은 이 카지노를 공동운영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환치기 수법으로 외화를 밀반출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申宗撤(신종철·41·필리핀 거주)씨 등 12명을 수배했다. 이들중에는 카지노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여권을 빼앗기고 귀국하지 못하고 있는 코미디언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이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하고 도박자금을 갚기위해 국내에서 돈을 밀반출한 兪成周(유성주·35·스포츠용품 도매업)씨 등 상습도박꾼 13명은 외환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조사 결과 구속된 윤씨 등은 빌려준 카지노 도박자금을 갚지 못한 사람에게는 폭력배를 동원, 한국에서 돈을 송금하도록 협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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