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이 사라진다…개구리 제비 나비등 『감감』

  • 입력 1997년 4월 2일 19시 53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다).

개구리가 잠을 깨고 기지개를 켠다는 경칩이 한달가량이나 지났으나 아직 개구리는 선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봄의 전령사」였던 개구리는 15년 전에 비해 10분의 1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서식 개구리중 북방산개구리 맹꽁이 등 4종은 이미 멸종한 상태.

원래 국내에는 참개구리를 비롯해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산개구리 옴개구리 금개구리 등 모두 11종이 서식했다.

고려대 생물학과 尹一炳(윤일병)교수는 『학생들이 해부실험용으로 쓰던 참개구리를 구하기가 힘들어 흰쥐로 대체해 실습할 정도』라고 말했다.

삼월 삼짇날이 코앞에 닥쳤지만 강남으로 날아간 제비도 돌아올 줄 모르고 있다. 충북지역의 경우 지난 88년 2천3백40마리였던 제비수가 92년에 3백82마리로 급감했고 작년에는 1백55마리만 날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봄이 되면 특유의 울음소리로 귀를 간지럽히던 종달새 뻐꾸기 등도 수도권 지역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꼬리명주나비 이른봄애호랑나비 등 봄과 함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던 「토종나비」들도 거의 사라졌다. 곤충채집가 尹仁浩(윤인호·77)씨는 『30여년간 나비를 비롯한 곤충들을 채집해 왔지만 최근 몇년사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윤씨는 「봄의 전령」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녹지훼손과 환경오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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