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1940년 복원때 「耳」를 「矣」로 오기

  • 입력 1997년 2월 9일 20시 13분


[李光杓기자] 문화유산의 해와 세종대왕탄신 6백주년을 맞아 국보중의 국보로 꼽히는 「훈민정음」(원본·국보 제70호·간송미술관 소장) 첫머리의 오기(誤記)를 바로잡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고 원본과 크기 지질 제본방식이 같은 영인본을 새로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유일본인 이 훈민정음 원본은 1940년7월 안동의 진성 김씨(眞城金氏) 고가(古家)에서 발견될 당시 첫머리 두 장이 떨어져나간 상태였으며 이를 후에 붓글씨로 적어넣을 때 실수를 범해 「세종어제서문(世宗御製序文)」의 끝자인 「이(耳)」자가 「의(矣)」자로 바뀐 채 보존돼 오고 있다. 「세종실록」에는 이(耳)자로 기록돼 있다. 이밖에도 구두점과 성조(聲調)표기 등에서 오류를 범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부는 세종탄신6백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朴永錫·박영석 건국대교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 간송미술관과 협의를 거쳐 올해안으로 복원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또 그동안 46년과 57년 두 차례 발행됐던 영인본이 잘못 복원된 것을 그대로 영인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 원본 본래의 상태를 그대로 재현한 영인본 발간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훈민정음 복원을 주장해온 安秉禧(안병희·문화재위원)서울대교수는 『훈민정음원본의 앞머리를 바로잡는 것뿐만 아니라 크기나 지질 제본방식 등에서 원본과 다른 현재의 영인본을 원래와 같은 형태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교수는 『우리의 전통적인 제책(製冊)방식은 실로 다섯번 꿰매는 5침안정(五針眼訂)방식인데 간송미술관에 보관중인 훈민정음 원본은 중국이나 일본식인 4침안정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장자인 간송미술관측은 『영인을 하려면 책을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훈민정음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문화재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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