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슴의 노래]「36」…유용주

  • 입력 1996년 12월 7일 20시 11분


3 6 유 용 주 기를 쓰고 반환점을 통과하자 맨 먼저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찬 것을 먹으면 이가 시리다 신 음식이 싫다 잠이 없어졌다 눈이 흐릿하다(한 이틀 걸려야 술이 깬다) 세상에 대한 열망이, 삶의 또 한 굽이가 그저 밋밋하고 낡은, 부석부석한…… 코치는 시계를 들여다보며 죽어라 악다구니를 쓰는데 긴장으로 뭉친, 탄력으로 내달았던 장딴지가 흐물흐물 녹작지근 길이, 느닷없이 벌떡 일어나 세차게 뺨을 후려친다 노을이 되어 번지는 코피, 한 손으로 틀어막으며 반바지 추스르는데 무엇보다 오오, 이걸 어쩌나 새벽에 △이 서지 않는다 날이 벼려지지 않는다 ―시집 「크나큰 침묵」(96년)중에서 ▼약 력 △36세 전북 장수 출생 △정동제일교회 배움의 집 3기 수료 △90년 시집 「오늘의 운세」로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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