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연수구 주부모임 ‘잎싹’ 참교육-문화운동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7시 46분


“올바른 교육은 아이가 바른 생각을 하면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요.”

“경쟁심과 이기주의에 빠진 아이들이 만드는 세상이 얼마나 삭막할 지 생각해 보세요.”

30일 오후 인천 연수구 동춘 2동 주민자치센터 2층. ‘잎싹’(www.ipssak.org) 회원 10여명이 참교육을 위한 바람직한 학부모의 자세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잎싹은 ‘정체성과 꿈을 찾아 새롭게 태어나는 학부모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0년 3월 ‘학부모가 깨어야 세상이 변한다’라는데 공감한 인천지역 30, 40대 주부들이 첫 모임을 가진 후 독서 글쓰기 공동체놀이 등의 교육 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TV와 컴퓨터에만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교육인 지를 알리려고 모임을 만들었지요.”

이런 모임의 취지를 살려 회원들은 인기있는 책이 아닌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권하기 위한 소양을 쌓고 있다.

아이들에게 불쑥 책을 건네기 전에 좋은 책을 읽고 느낌과 경험을 서로 교환한 뒤 좋은 책을 선정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의 글쓰기 독서지도 등이 한결 수월해지고 부모를 보는 아이들의 시각도 달라진다는 게 회원들의 설명이다.

최진희씨(34·연수구 청량동)는 “부모가 모른다고 아이들을 학원으로만 내 모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아이들이 자연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분기별로 ‘역사기행’ ‘갯벌학습’ ‘철새 기행’ ‘들꽃 기행’ 등 가족과 함께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저소득층과 맞벌이 부부를 위해 연수구 동춘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어린이 공부방’을 운영하며 일부 회원은 학교도서관 도우미로 나서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월 1회 정기모임 때는 TV 드라마, 쇼 등 대중문화를 비평하기도 한다. 깊이 있는 토론이 이뤄지면 대중문화가 어린이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해 개선 방안을 방송사에 보낼 계획이다.

잎싹 대표인 유승분씨(39)는 “앞으로 아이들이 자연과 지역의 역사에도 관심을 갖도록 ‘어린이 생태기행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25명이 회원인 잎싹은 어린이의 교육에 관심있는 주부를 수시로 회원으로 받고 있다. 011-9898-7656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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