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대전경기 썰렁…운동장서도 충청도 양반?

  • 입력 2001년 10월 22일 21시 12분


“운동장에서까지 ‘충청도 양반’이 돼야 합니까?”

21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정규리그’ 대전시티즌 대 수원삼성의 경기가 끝난 뒤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경기는 최근 개장해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월드컵경기장에서의 첫 지역연고팀 경기인데다 상대팀이 국내 정상의 수원삼성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입장료를 8000원으로 낮게 결정한데다 왁스 디바 듀크 등 국내 정상급 연예인들의 공연도 준비돼 있어 대전시티즌측은 2만명이상의 관중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유료입장객수는 1만2560명.

홈 경기 평균 입장객수(4000여명)보다는 다소 웃돌았으나 당초 기대보다 크게 못미치자 프로축구단을 비롯한 쳬육계 인사들의 실망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관중들의 열기도 타 지역 경기장 분위기와 비교할때 매우 미흡했다.

전반전 수원삼성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시티즌의 파상공세로 17분에 정영훈,40분에 탁준석의 역전골이 이어져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보였으나 그것도 잠시.

조용한 분위기가 계속됐고 흔히 볼 수 있는 ‘파도타기’도 중간에서 끊기기 일쑤였다.

반면 수원에서 원정 온 응원팀은 대전시민은 물론 시티즌 응원단인 ‘퍼플크루’의 함성까지 압도해 마치 ‘안방을 손님에게 내준 격’이었다.

결국 경기는 2 대 3의 패배로 끝났다.

시민 이영호씨(43·서구 삼천동)는 “대구 광주 등은 축구단을 창설하려 안달인데 월드컵을 앞둔 대전시민들은 이미 있는 축구단에 대한 관심조차 없는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패배는 인정하지만 타 구장처럼 이날 경기장에 2만명만 찾았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것이라는게 솔직한 우리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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