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뭔 말인지 나도 몰라’

  • 입력 2001년 6월 7일 18시 47분


요즘 페루에 ‘뭔 말인지 나도 몰라’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DPA통신이 6일 전했다.

최근 대통령에 선출된 알레한드로 톨레도 당선자(55)의 스페인어 솜씨가 신통치 않아 생겨난 말이다.

톨레도 당선자는 유학을 떠난 뒤 20년 가까이 미국에서 지낸 탓에 페루의 공용어인 스페인어에 서툴다. 유세 때도 엉뚱한 말을 써 청중을 어리둥절하게 한 적이 많았다.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어눌한 스페인어에 진절머리를 내던 공무원들은 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 일간지는 “앞으로 5년간 ‘문법적 야만주의’에 시달리게 됐다”고 평했다.

5세 때 이민온 후지모리 전 대통령보다 스페인어를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페인어의 단수와 복수형을 거의 구분하지 못할 뿐더러 대화중 무심결에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주민을 상대로 한 유세 연설은 대부분 부인 엘리안 카프(47)가 했다. 벨기에 국적의 인류학자 출신 부인은 안데스산맥 일대에서 쓰이는 케추아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한다.

그는 유세 때 ‘대통령 후보가 스페인어도 못한다’고 상대측이 입방아에 올리자 “나는 말솜씨는 없지만 누구처럼 도둑질은 하지 않았다”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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