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나경원 대항마’로 이수진 공천…동작을, 동문 女판사 맞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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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인사 13호인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인사 13호인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4일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의 대항마로 서울 동작을에 이수진 전 판사를 전략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총선에서 서울의 서부 한강벨트의 핵심 선거구로 떠오른 지역에서 서울대 동문에 같은 여성 판사 출신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민주당 도종환 전략공천위원장은 4일 “누구보다 약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정한 판결에 앞장서온 판사”라며 “이 후보자를 인권이 중심이 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동작을 지역구를 일찌감치 전략공천 대상지로 선정하고 지금까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등 10여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돌린 끝에 이 전 판사를 내세웠다.

51세인 이 전 판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30기)을 마친 뒤 판사로 임용됐다. 57세의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4기인 나 의원과는 대학생 때나 판사 재직 시절에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공천까지 이 전 판사의 ‘블랙리스트 논란’이 막판까지 변수로 작용했다. 이 전 판사는 지난 1월 27일 민주당 인재로 영입되며 자신을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가 인사 불이익 대상 법관을 정리한 문건인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이 전 판사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진실공방이 일기도 했다.

사학재단 집안에서 태어난 나 의원과 달리 이 전 판사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 전 판사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홀어머니가 앓아누운 뒤 이 전 판사가 남의 집에서 일을 도와주고 과외해주고 생활을 꾸려가며 성장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개혁 대 보수’, ‘흙수저 VS 금수저’ 등으로 나 의원과 대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에 서울 동작을에서 세 번째 출마하는 통합당 나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동작에는 나경원이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 의원은 전국구급 대중성을 무기로 ‘동작에는 나경원이 있습니다’는 슬로건을 밀어붙이고 있다.

상도1동과 흑석동, 사당1~5동으로 구성된 동작을 지역은 여야 어느 한쪽의 텃밭이라고 보기 어렵다. 역대 선거에서도 동작을의 민심은 16·17대 총선에서 각각 새천년민주당 유용태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등 진보 계열 후보를 당선시켰지만 18·19대에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2014년 재보선과 20대 총선에서는 나 의원을 뽑았다.

한강변에 위치한 흑석동 아파트 단지에는 중산층이 살았지만 상도1동과 사당1~5동에는 서민들이 많이 살던 지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했고 서울 서초구에 인접해있어 강남 생활권에 속한 중산층이 많이 유입됐다. 실제 2014년 7·30 재보선 당시 나 의원은 “동작을 강남 4구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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