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수니파 국가의 전쟁 [임용한의 전쟁사]〈416〉

  • 동아일보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공격했다. 미국을 상대하기도 벅찬 이란이 왜 이렇게 적을 확대하는지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 나라에 있는 미 군사기지, 즉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나라에 대한 공격이다. 중동의 바다와 하늘을 폐쇄해 세계 경제와 미국을 압박하려는 간접 공격인 셈이다. 사우디의 군사력이 스펙상으로는 낮지 않지만 실제 전쟁 수행 능력이 약하다는 점, 카타르 같은 소국들의 군사력이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란의 행동이 과해 보인다. 주변국과 영원히 틀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반대급부도 명확하지 않다. 이란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지금 중심을 잡을 권력이 없고, 군부가 군벌화하면서 통제가 안 되는 것일까?

이 전쟁의 배경에는 사우디, 카타르 같은 국부(國富) 두둑한 부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을 운영하겠다는 미국의 장기적인 플랜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이란은 중동에서 왕따를 고민할 상황이 아니라 이미 왕따가 예정된 수순에 놓여 있다. 그러니 수니파 국가들과의 갈등과 절연에 대한 우려는 이미 강을 건넌 얘기가 됐다.

두 번째로, 이란 혁명정부의 종교적 규율과 고립성은 자국 내에서도 반발을 일으켜 외세의 간섭을 불러오는 이유가 됐지만, 반대로 이란을 지탱하는 힘이기도 하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으로서는 수니파의 배신과 공격이 시아파의 단합을 유발하는 힘이 된다. 이란 내에서 균열이 커져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수니파 국가들의 이란 공격은 어떻게 봐야 할까. 미국의 중동 정책을 반대하지 않는 점을 드러내고, 미래의 수혜자로서 성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당장 확전과 세계대전의 위험은 없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세계는 균열을 정당화하고 고착시키는 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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