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한달 앞으로]
지선 승패 핵심 변수 무당층
서울 32%-TK 29%… 20대는 41%
선거 한달앞 ‘높은 무당층’ 이례적
무당층 중 “보수” 24% “진보” 8%… 국힘 지지층 아예 선거 포기할수도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직 지지할 정당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 민심이 선거 결과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론조사의 무당층 비율이 4년 전 지방선거보다 10%포인트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역대 선거보다 무당층 비율이 높아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에 더해 무당층까지 흡수하며 판세를 굳히겠다는 계획이고, 국민의힘은 이탈한 지지층 상당수가 무당층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산으로 간 집토끼’를 되찾아 반전을 노린다는 각오다.
● 유권자 4명 중 1명 마음 못 정해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조사해 1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정당 지지도는 46%, 국민의힘은 21%였다. 전주 조사(민주당 48%, 국민의힘 20%)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하거나 ‘모름’ 또는 ‘응답 거절’로 답한 무당층 비율은 27%로 집계됐다. 유권자 4명 중 1명 이상이 아직 지지할 정당을 찾지 못한 셈이다. 무당층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32%)이었다. 민주당 정원오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권자 3명 중 1명이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것.
이번 선거에서 격전지로 떠오른 영남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구·경북(TK)의 무당층 비율은 29%로 국민의힘 내부 갈등에 비판적인 정통 보수층, 계엄과 탄핵의 강을 제대로 건너지 못한 것에 실망한 중도 보수층 등이 무당층으로 옮겨가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울산·경남의 무당층은 26%였고, 전통적인 스윙보터 지역인 대전·세종·충청도 29%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41%)와 30대(37%)의 무당층 비율이 높았다. 각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2030세대 공약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정치권에선 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무당층 비율이 이 정도인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거대 양당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며 무당층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선거였던 지난해 21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인 4월 4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선 무당층 비율이 16%였다. 2024년 22대 총선에선 선거 한 달 앞 무당층 비율이 19%였으며, 2022년 8회 지방선거 한 달 전에는 무당층이 17%였다.
● 무당층 상당 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층
과거 선거보다 무당층 비율이 높아진 건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결집해 있는 반면에 국민의힘 지지층은 당 내홍에 따른 지리멸렬한 상황과 늦어진 공천에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인을 보수층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의 무당층 비율은 24%, 중도층의 무당층 비율은 34%였지만 진보층의 무당층 비율은 8%였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장동혁 대표와 거리를 두며 무당층 흡수 전략을 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장 대표와 노선이 다르다는 점을 선거 초반부터 강조하면서 선거운동을 독자적으로 하고 있는 것과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장 대표를 향해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의 전략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빈틈을 파고드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 후보는 보수 진영 인사였던 최흥집 전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정책고문으로 영입하고,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도 보수 정당 소속으로 3선 경북 안동시장을 지낸 권영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보수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이재명 대통령 견제론’ 혹은 ‘국민의힘 심판론’을 선택하며 무당층이 줄어들긴 할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은 무당층이 돌아오는 대신 투표를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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