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1심 무기징역]
‘내란 중요임무 종사’ 피고인들 선고
“尹 날짜 정한뒤 金에 세부계획 맡겨”… 李-한동훈 등 14명 체포지시도 인정
노상원, 계엄 준비에 주도적 역할… 국회 봉쇄 조치 조지호 징역 12년
“윤석열(전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심을 옆에서 조장한 측면이 있다.”
19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국회의 기능을 군을 동원해 마비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내란 범죄이고, 김 전 장관은 ‘내란 우두머리’인 윤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계엄 준비와 실행 과정을 주도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김 전 장관과 함께 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논의했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도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 “尹, 김용현에 계엄 계획 일임하고 승인”
1심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1일 당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국회에 대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제압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고, 최재해 당시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예고한 시점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날 김 전 장관을 불러 “병력 동원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때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날짜와 시각을 정한 뒤 세부 계획을 김 전 장관에게 맡겼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계엄 당일 국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 당사로의 출동 등을 계획했고 당시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국회를 봉쇄하고 수방사 병력은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원식 국회의장과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14명을 체포하라고 했다’는 여 전 사령관 등의 진술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 전 사령관이 영향력을 과시하며 부정선거 수사를 맡을 수사단을 구성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상계엄 준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11∼12월 전현직 군인들과 경기 안산시에서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을 가지면서 계엄 이후 부정선거를 수사할 ‘제2수사단’의 명단이나 수사계획을 공유했다. 재판부는 “계엄 상황이 적어도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제하고 준비한 것”이라며 “국회 계엄해제요구권을 무력화시킬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의 업무수첩에 적힌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제 작성했는지 부정확하고 (실제 상황과)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며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경찰 수뇌부엔 “군의 국회 출입 도와”
재판부는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선 “민간인을 보호하지 않고 군의 국회 출입을 도왔다”며 각각 징역 12년과 10년을 선고했다. 이들이 윤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군인들을 국회 안으로 들여보내주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도록 한 것만으로도 ‘국회 마비’라는 계엄의 불법 목적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것. 국회를 봉쇄한 목현태 당시 국회경비대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국회 마비’라는 계엄의 불법 목적을 알면서 불법 계엄에 가담한 경우에만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노 전 사령관에게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위한 군사경찰 추천 명단 등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방첩사의 국회의원 체포조에 경찰을 파견하도록 협조한 혐의를 받는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 대해서도 “계엄 선포 후 합동수사단을 지원하는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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