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 대만포위 훈련… “美의 무력 지원은 제몸에 불지르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30일 04시 30분


기존보다 대만 근접, 실탄 훈련도
“美의 16조 규모 무기판매 대응” 분석
WP “쓰촨성 핵기지 2곳 대대적 증설”
6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도 속도

중국은 29일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관영 중국중앙(CC)TV와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대만 담당)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함정과 군용기들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CCTV 화면 캡쳐
중국은 29일 대만 포위 훈련을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관영 중국중앙(CC)TV와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대만 담당)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번 훈련에 참가한 함정과 군용기들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CCTV 화면 캡쳐
29일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포위 훈련’을 재개했다. 실탄 사격 훈련 또한 실시했다. 올 4월 대만해협 중·남부 인근에서 포위 훈련을 실시한 지 8개월 만이다. 17일(현지 시간) 미국이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11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국)는 “미국이 무력으로 (대만) 독립을 돕는 건 결국 자기 몸에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과 대만 인근 해협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핵탄두 생산시설을 빠르게 늘리고,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군사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오면서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이전 훈련보다 대만 본섬에 훨씬 더 가까운 위치에서 실시됐으며 대만 북부 및 남부의 주요 항구와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대만 주요 항구에 대한 봉쇄, 주요 해상 운송로를 차단한 것을 가정하고 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논평했다.

● 中 “대만 독립 세력과 외세에 엄중한 경고”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29일 “이날부터 대만해협과 대만 북부·서남부·동남부·동부에서 ‘정의의 사명(正義使命)-2025’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함선과 항공기가 여러 방향에서 대만섬으로 일제히 돌격해 군의 합동작전 능력을 검증하겠다는 것. 대만 주요 지역 및 항만 봉쇄, 외곽 차단이 목표다. 스 대변인은 “대만 독립·분열 세력과 외부 간섭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국군이 공개한 지도에 따르면 총 5개의 훈련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이뤄진 대만 포위 훈련보다 대만섬에 한층 가까워졌다. 멍샹칭(孟祥青) 중국 국방대 교수는 “대만과 외부를 잇는 항로를 차단하는 동시에 핵심 군사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 대만 총통의 발언이나 대만-미국 교류 등을 빌미로 대만 포위 훈련을 수차례 진행했다. 이번 훈련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 실시한 훈련을 포함해 여섯 번째 포위 훈련이다.

중국이 새해를 불과 이틀 앞두고 대만 포위 훈련을 전격 감행한 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이어 미국이 대만에 대규모 무기 판매를 발표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17일 미 국무부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이 포함된 약 111억 달러(약 16조4000억 원)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만을 무장시키는 것의 심각한 후과(後果)를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린젠(林劍)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에서 선을 넘는 도발 행위는 반드시 중국의 단호한 반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해경도 함정 편대가 대만섬을 띠로 두른 형태로 순찰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푸젠 해경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섬과 그 부속 도서를 법에 따라 관리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 中, 핵무기 생산시설 늘리고 스텔스 전투기 개발

이런 가운데 중국은 핵, 재래식 무기 모두를 계속 증강하고 있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중국 쓰촨성의 핵탄두 생산단지 2곳이 지난 5년간 대대적인 증설 공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쓰촨성 핑퉁의 핵탄두 생산단지는 2020년 이후 보안구역 면적이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고, 최소 10곳에서 건물 개보수와 신축 공사가 이뤄졌다. 쯔퉁의 핵 단지에는 4만 ㎡ 규모의 핵탄두 구성 요소 생산시설이 들어섰다. WP는 “중국의 핵탄두 생산 역량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기존 핵탄두 현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6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36’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 밍보에 따르면 J-36의 3번째 시제기가 비행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영상 속 시제기의 앞부분에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피토 튜브가 제거된 점을 미뤄 볼 때 공기역학 검증이 완료 단계에 들어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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