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신년 인터뷰
교육감 직선제는 보완해야 할 문제
지방자치 강조 시대 흐름과 안맞아
다양한 맞춤형-보편적 복지 확대해 한마음으로 학생 성공시대 열겠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해 미래 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교육감 선출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래 교육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논의하는 게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해 미래 교육을 준비해야 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교육감 선출 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래 교육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논의하는 게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는 사실상 자치단체장이 교육감을 임명하는 것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큽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란 지방자치단체장인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묶어서 뽑는 방식이다.

교육감 직선제 이후 인천의 첫 재선 교육감인 도 교육감은 지난 임기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고 미래 교육의 토대를 구축한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한마음이 되는 인천 교육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직선제 이후 인천의 첫 재선 교육감이 됐다.


“첫 임기는 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에게 건강이나 학습, 심리·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학생들이 기초적으로 필요한 학습역량을 기르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판단해 올해는 이 부분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7대 역점사업을 계획해 국어·수학 1수업 2교사 제도, 난독증 학생 지원 등을 실시하고 ‘수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깨기 위해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마련하겠다.”

―교육부의 러닝메이트 제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선거 비용의 절감, 시도지사와의 교육 정책 갈등 완화 등을 이유로 직선제를 폐지하는 러닝메이트 제도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헌법 정신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학생이 교육의 중심이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정치적 문법이 자리하게 되고,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교육감 직선제는 보완해야 할 문제이지, 폐지할 문제가 아니다.”

―교원 감축에 대한 교육 사회의 반발이 크다.

“교육부의 정원 감축 계획에 따라 2021년부터 올해까지 인천에서만 362명이 줄었다. 올해 전체적으로 65학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원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부의 정원 감축 논리는 교사 1인당 학생 수만을 기준으로 한 단순한 논리지만 인천은 학교, 학급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앞으로 국회, 지자체와 협력해 미래교육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하겠다.”

―원도심 학생 수는 줄어드는 반면 신도시의 학생 수는 늘어나고 있는데….

“도시가 성장하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신도시에 학교를 제때 신설하기 위해 교육부에 사업비 400억 원 미만의 학교 신설 승인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해줄 것을 건의하는 등 신도시 과밀 학급 해소에 힘쓰고 있다. 원도심 학교에는 올해 학교당 4000만 원 이내로 지원할 수 있는 ‘교육균형발전’ 지원 예산 40억 원을 편성해 학생들이 원도심을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적 문제다. 해결책이 있나.

“학생과 교원의 인권은 ‘상호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의 개념이다. 학교구성원 인권증진 조례를 만들어 시행 중이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토론회도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학부모 참여를 통한 자율 규칙 강화, 교육활동 보호 정책 협의체 운영 같은 제안이 있었는데,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려고 한다. 교권 보호는 법에 앞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간 공감, 연대가 바탕이 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올해 인천 교육 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혀달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벗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교육이 희망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무상급식, 무상교복에 이어 다양한 맞춤형,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모두가 한마음으로 학생 성공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교육감#러닝메이트 제도#도성훈#인천시교육감#신년 인터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