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 자국 생산”… 韓업계 “우방국 차별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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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위탁생산기업 피해 가능성
“美 행정명령 우려” 의견서 전달

지난해 9월 미국이 ‘바이오 분야의 자국 내 생산’을 골자로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국내 바이오 업계가 “우방국 차별은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이달 20일 미 정부에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정책이 국내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과 우려 등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 정부가 자국 내 바이오 공급망을 강화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미국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의견서를 통해 “(한국의) 기업들이 보스턴, 실리콘밸리 등을 포함한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에 필수적인 원료의약품 및 바이오 의약품 원·부자재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미국과 80년 이상 혈맹 관계를 유지해 온바, 우방국에 대한 차별 조치가 있어선 안 되며 장기적인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이라는 기조에 어긋나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바이오 행정명령 추진의 일환으로 다음 달 3일까지 관련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관보를 통해 바이오 기술과 제조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연구개발이 필요하고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등 24개의 질의를 올리고 자유롭게 답변을 받는 형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자체가 배터리처럼 갑작스럽게 자구(自求)할 수 있는 품목은 아니다”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이 있는 곳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바이오 자국 생산#국내 위탁생산기업#바이오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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