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檢 이태원 참사 보강 수사… 원점에서 다시 한다는 생각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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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검찰이 어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10일에는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구청 등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넘긴 사건을 보완하는 차원을 넘어 검찰이 자체 수사에 착수한 모양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23명을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 ‘윗선’은 서면 조사조차 하지 않고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158명이 희생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안전 행정에 관한 최고 책임자들은 모두 면죄부를 받은 결과가 됐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도 빈손으로 끝났다. 진상이 추가로 밝혀지거나 책임 소재가 규명된 것은 거의 없다. 이러니 경찰 수사와 국조가 끝났는데도 유족들은 여전히 “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럴수록 검찰의 어깨가 무겁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구애 받지 말고 백지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수사할 필요가 있다. 각 기관의 예방 조치와 사후 대응에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행안부와 경찰청 등 상급 기관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등을 샅샅이 따져봐야 한다. 책임질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지위 고하를 가릴 것 없이 불러서 조사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 눈치 보기가 있어선 안 된다.

수사는 엄정하게 진행하되, 수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윗선에 대한 정무적 책임을 묻는 것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 이 장관은 국민 안전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수차례 부적절한 발언으로 파장을 낳았다. 윤 청장은 참사 보고 전화를 놓쳤고 대응도 늦었다. 장관이나 청장은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포괄적이다. 이들은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야당이 이번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폭넓게 책임지는 모습이 유족과 국민이 참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태원 참사#보강 수사#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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