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금협상 원청과 하자는 하청노조… ‘무리한 떼쓰기’ 안 된다

  • 동아일보

4일 앞으로 다가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산업 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0일부터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이전보다 훨씬 폭넓은 사안에 대해 교섭을 요구하고, 쟁의를 벌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임금은 하청 근로자와 원청 기업 사이의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노동 당국의 입장인데도, 많은 하청 노조들은 원청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어서 혼란이 예상된다.

최근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소속 하청 노조들이 원청과 교섭을 벌일 때 ‘임금 인상’과 ‘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도록 하는 내용의 ‘원청 교섭 공동 요구안’을 정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내놓은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서 “임금은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의 대가로, 계약 당사자인 하청업체와 하청 노동자 사이에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근로자가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다른 사안에 대해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순 있지만, 임금만큼은 기본적으로 하청 기업과 해당 기업 근로자가 근로계약으로 정할 사안이라는 취지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정부 지침을 인정하지 않고 원청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일단 교섭의 대상을 최대한 확대해 협상을 시작한 뒤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살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처우 개선의 핵심이 임금인 만큼 어떻게든 임금 인상을 원청과의 교섭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임금은 교섭 대상이 아니란 점을 정부가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분명히 판정해 줘야 한다. 지금대로라면 원청 기업과 하청 노조 간의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법 시행 후 3개월을 집중점검 기간으로 정해 혼란을 줄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교섭 대상이 임금까지 무분별하게 확대될 경우 하청 노조와 원청 기업 간 충돌로 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법 시행 초기부터 원칙을 명확히 밝히고, 하청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남발되는 일이 없도록 엄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노란봉투법#하청업체#원청 기업#노동조합#임금 인상#교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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