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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텀블러 할인 커지자 이용 건수 22% 증가… 개인용기 사용 혜택 늘려야

입력 2022-12-06 03:00업데이트 2022-12-0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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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Action!]일회용품 줄이기, 규제를 넘어 문화로
〈3〉개인용기 혜택 확대 필요
한 손님이 스타벅스 매장 안에 설치된 다회용(리유저블) 컵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세종과 제주 지역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없앴다. 반납기 설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환경부와 지자체가 일부 지원했다. 스타벅스
 제공한 손님이 스타벅스 매장 안에 설치된 다회용(리유저블) 컵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세종과 제주 지역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없앴다. 반납기 설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환경부와 지자체가 일부 지원했다. 스타벅스 제공
2일 오후 세종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은 세종과 제주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된 첫날이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주문할 경우 300원을 더 내고 나중에 컵을 가져오면 300원을 돌려받는 제도다.

개인용기(텀블러)에 음료를 받아가는 손님도 일부 있었지만 일회용 컵으로 주문하는 손님이 훨씬 많았다. 이날 오후 커피전문점을 찾은 한 남성은 “일회용 컵으로 주문하면 보증금으로 300원 더 결제해야 한다”는 직원의 설명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그냥 일회용 컵으로 주문하겠다”고 했다.

뒤이어 주문한 다른 여성도 일회용 컵을 선택했다. 추가 요금을 내며 일회용 컵으로 주문한 이유를 묻자 이 여성은 “다회용기의 불편함을 감안하면 300원이 큰 차이가 나는 금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300원 더 싸게 사겠다고 텀블러를 들고 올 거 같진 않다”고 말했다.
○ 개인용기 사용 적극 독려해야
한국인들이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컵(종이, 플라스틱)은 약 300억 개다. 결국 300억 개의 폐기물이 생기는 셈이다. 보증금제를 시행하면 분리 수거가 잘 이뤄져 컵의 재활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컵 쓰레기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회용품의 수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고 다회용기 사용을 일반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매장 밖에서 취식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회용기를 이용하고 있다. 한 유명 디저트 업체의 경우 환경부와 일회용품 자발적 저감 협약을 맺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음료 주문 중 일회용 컵 주문이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개인용기는 일회용기보다 불편하고 번거롭다’는 생각 때문에 이용자가 쉽게 늘지 않는다”며 “막상 사용해 보면 그리 불편하거나 번거롭지 않다. 많은 사람이 개인용기 사용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마중물 차원에서라도 사용 혜택을 많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경우 개인용기 주문 시 혜택을 늘린 뒤 이용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부터 텀블러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할인금액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올리고, 할인금액 대신 받을 수 있는 포인트 ‘에코별’도 5개씩 추가로 제공했다. 큰 변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해 1∼9월 개인용기 이용 건수는 1904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늘었다.



파스쿠찌, 커피빈 등 환경부와 일회용품 저감 협약을 맺은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개인용기 혜택을 도입했다. 개인용기 이용자에게 한 잔당 300원가량 할인해 준다. 이 업체들도 텀블러를 이용한 음료 구매자가 크게 늘었다. 홍 소장은 “업체들이 개인용기 혜택을 확대하고 관련 캠페인도 벌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도 개인용기 사용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혜택을 준비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시행하는 매장에서 개인용기로 음료를 구매하면 보증금을 내지 않는 것에 더해 300원의 탄소중립 실천 포인트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이 포인트는 나중에 본인이 지정한 계좌로 실제 돈으로 받을 수 있다. 즉, 개인용기 이용자는 보증금(300원)을 내지 않으며 포인트까지 더해 사실상 600원의 혜택을 보는 셈이다.
○ 다회용기 이용 앞장선 매장도 지원
개인용기와 다회용기 사용에 앞장선 매장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세종 지역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제주 지역은 지난해 12월부터 매장 밖으로 들고 나가는 컵을 일회용 컵에서 모두 다회용(리유저블) 컵으로 바꿨다. 이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해당 업체에 다회용 컵을 반납할 수 있는 무인반납기, 컵을 수거해서 세척·소독하는 업체 이용 비용 등을 지원했다.

같은 방식으로 다회용기 이용 지원을 받은 후 일회용 컵을 없앤 한 커피전문점 직원은 “다회용기를 쓸 때 가장 귀찮은 것이 반납받고, 설거지하는 것”이라며 “기계로 반납을 받고 세척은 전문업체가 해서 갖다 주니 일회용 컵을 쓸 때만큼이나 편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서울, 제주를 비롯한 5개 지자체가 환경부와 함께 이 같은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지원 지역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각종 혜택을 통해 다회용기를 쓰는 습관을 확대하는 것이 정부의 최종 목표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과 학교에 개인 물통을 들고 다닌다”며 “어린아이들도 고사리손으로 개인용기를 들고 다니는데 어른들이 불편하고 번거로워서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개인·다회용기 사용이) 기본이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게 정부와 사회가 계속해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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