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 ‘피파온라인4’ 홈피서… 실제 프로축구까지 중계 서비스
실시간 채팅 기능 도입해 인기… 게임업체는 신규 유저 늘리고
스포츠계, 젊은 시청자 확보 ‘윈윈’
7월 22일 경기 광명시 ‘샌드박스 스튜디오’. 프로축구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골을 넣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엔 녹색 그라운드와 둥근 공 대신 모니터와 키보드뿐. ‘실제 축구’가 아닌 게임사 넥슨이 서비스하는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를 통해 e스포츠 프로팀과 아마추어팀, K리그 구단 대표팀이 우승컵을 놓고 펼치는 ‘가상 축구’ eK리그의 모습이었다.
‘실제 축구’와 ‘가상 축구’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게임을 통해 신규 유저층을 확보하려는 게임사와 젊은 시청층을 확보하려는 스포츠계의 요구가 맞물리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융합하는 형태로 플랫폼 및 팬덤 영역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eK리그를 운영하는 넥슨은 지난달 7일부터 피파온라인4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제 국내 축구 리그인 K리그 중계도 시작했다. 게임사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 송출하는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게임사답게 해설자와 캐스터가 경기 내용만을 중계하던 기존 스포츠 중계를 답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해 팬덤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인터넷 방송의 인터랙티브 요소를 끌어들여 젊은층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사와 K리그의 협력은 각계의 생태계 확장을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 피파온라인에도 유저층이 늘어나는 등 현실에서의 축구 열풍이 게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며 “실제 스포츠와 게임의 접촉은 플랫폼의 외연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관람객 유치에 열중하고 있는 축구계도 게임사와의 협력이 반갑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발간한 ‘2021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프로축구 팬을 성별, 연령별로 분석할 때 30대 남성의 비중이 19.5%로 가장 높고, 이어 40대 남성(15.9%), 30대 여성(14.4%) 순이다. 반면 14∼19세 팬의 비중은 남성과 여성을 모두 합쳐도 5.1%에 그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게임은) 젊고 신규 유입이 가능한 잠재적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경로”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와 게임의 융합은 글로벌 차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993년부터 게임사 EA와 ‘피파’ 명칭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해 동명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피파e월드컵’ ‘피파e클럽월드컵’ 등 공식 e스포츠 대회를 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했던 2020년에는 게임 등을 통한 라이선싱 수입이 1억5900만 달러(약 2198억 원)로 FIFA 전체 수익의 60%에 육박했고, 지난해에도 1억8000만 달러(약 2489억 원)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하반기 발매를 앞둔 ‘피파23’을 마지막으로 EA와 FIFA의 30년 동행이 끝날 예정이어서 어느 게임회사가 FIFA의 파트너가 될지도 게임업계의 큰 관심사다. FIFA는 새로운 협력사와 손을 잡고 2024년 출시되는 새로운 게임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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