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현실로? ‘우영우’ 팽나무 실제 천연기념물 되나…문화재청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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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25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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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식 블로그 캡처
창원시 공식 블로그 캡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한 팽나무가 실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 중에선 도로 건립 계획 탓에 이 팽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나 우영우(박은빈 분)의 활약으로 막판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25일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본과 문화재위원 등과 함께 경남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역사·생육상태 등 문화재적 가치를 현장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을 주민과 지자체와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 가운데 팽나무는 경북 예천 금남리 황목근(팽나무), 전북 고창 수동리 팽나무 등 두 건이 있다.

드라마 8회에 등장한 이 팽나무는 극 중 가상의 지역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에 있다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창원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에 있다.

나무의 나이는 약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수고(나무 높이)는 16m, 가슴둘레 6.8m, 수관폭(나무 가지·잎이 달린 최대 폭)은 27m 정도로 같은 종류의 팽나무 중에서도 비교적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문화재청 제공. 뉴스1
문화재청 제공. 뉴스1
이 팽나무 쪽에선 동부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낙동강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2015년 창원시 보호수(역사적·학술적 가치 등이 있어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로 지정됐다. 지난해 조경전문가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가 이 나무의 보존가치가 있다며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천연기념물 우수 잠재 자원’으로 돼 있다.

드라마상에서 이 나무는 오랫동안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낸 ‘당산나무’로, 도로 건설을 앞두고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극 중 마을 이장이 “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안 논 사람이 없고 기쁜 날 저 나무 아래에서 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간절할 때 기도 한번 안 한 사람이 없다”고 설명할 정도로 늠름하다.

창원시 공식 블로그 캡처
창원시 공식 블로그 캡처
동부마을 팽나무가 방송에 나오면서 최근 이 지역엔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창원시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팽나무 홍보에 나섰다. 창원시는 인스타그램에서 “어른 네다섯 사람이 안아야 할 만큼 규모가 크고 입지환경과 생육상태가 우수해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마을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팽나무 가는 길’이라고 적힌 안내 표지판도 걸려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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