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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백색 윔블던에 ‘빨간 맛’… ‘악동’ 키리오스의 도발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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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엄격한 드레스코드 맞춰 경기땐 흰색 유니폼 입고 출전후
코트 인터뷰서 빨간 모자-운동화… “내가 가진 조던 제품 착용한 것”
1회전서 관중석 향해 침 뱉어 벌금, 3회전엔 심판에 비속어 쓰다 벌금
전부터 잦은 기행으로 악명 높아 “악플도 날 향한 관심… 웃어넘겨”
‘테니스 코트 위의 악동’ 닉 키리오스가 4일(현지 시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빨간색 나이키 에어 조던 신발과 모자를 착용한 채 ‘온코트 인터뷰’를 하고 있다. 키리오스는 인터뷰 직전까지만 해도 윔블던의 규정에 맞게 ‘올 화이트’ 차림이었다(오른쪽 사진). 그는 규정 위반 논란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SPOTV 화면 캡처·런던=AP 뉴시스
146년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엄격한 ‘올 화이트’ 드레스 코드로 유명하다. 이 대회 복장과 장비 규정은 ‘모든 참가 선수는 흰색 복장을 갖춘 뒤 코트에 들어와야 한다’고 정해 놨다. ‘옅은 흰색이나 크림색은 흰색이 아니다’라는 설명까지 따로 해놨을 정도다.

그러니 윔블던에 10번째 출전한 닉 키리오스(27·호주·세계 랭킹 40위)가 이런 규정을 모를 리 없다. 키리오스는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근교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 모자부터 신발까지 전부 흰색으로 착용하고 나서 브랜던 나카시마(21·미국·56위)에게 3-2(4-6, 6-4, 7-6, 3-6, 6-2) 역전승을 거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키리오스는 신발과 모자를 빨간색 나이키 에어 조던 제품으로 바꾼 뒤 방송용 ‘온코트(On-court) 인터뷰’에 응했다. 이어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옷차림에 관한 질문이 나온 게 당연한 일. 이에 대해 키리오스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규칙을 어겼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냥 내가 가지고 있던 에어 조던 제품을 착용했을 뿐이다. 내일은 (신발 전체가 흰색인) 나이키 트리플 화이트를 신어야겠다”고 능청스럽게 답변을 이어갔다.

‘코트 위의 악동’으로 불리는 키리오스가 올해 윔블던에서 돌발 행동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회전 때는 경기 도중 언쟁을 벌였던 팬이 앉아 있는 관중석을 향해 침을 뱉어 벌금 1만 달러(약 1300만 원) 징계를 받았고, 3회전 때는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비속어를 내뱉어 벌금 4000달러(약 520만 원)를 또 물게 됐다. 3회전 상대였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2·그리스·5위)는 “키리오스는 사악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키리오스는 “그런 것(비난)을 보고 들으면 그냥 웃고 넘긴다. 그것도 나에 대한 관심이다.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Any publicity is good publicity)’는 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내가 윔블던 8강에 다시 올라와 지금 배 아플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키리오스는 “2019년 윔블던 대회 당시엔 경기를 앞두고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에이전트에 의해 술집에서 끌려 나왔었다”며 “나도 많이 컸다. 이번엔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윔블던 남자 단식 8강 진출자들 가운데 올 시즌 잔디코트에서 가장 많이(11승) 이긴 선수가 키리오스다. 키리오스는 4일 경기에서도 어깨 부상을 이겨내고 역전승을 거두며 박수를 받았다. 키리오스는 “오늘은 다른 소동을 일으키지 않고 그저 모두에게 내가 정말 테니스를 잘 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한편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윔블던 참가를 막은 건 부당하다며 이 대회를 주최하는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AELTC)에 20만7000파운드(약 3억2000만 원), 영국테니스협회(LTA)에 62만 파운드(약 9억7000만 원)를 벌금으로 부과했다. 샐리 볼턴 AELTC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해 내린 우리의 결정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한다. WTA 결정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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