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발 묶인 권투”…이낙연 “국민 알권리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2일 11시 49분


민주당, 본경선 레이스…경선 연기론 변수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7.11. 사진공동취재단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김두관(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추미애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7.11.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6명으로 압축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선두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세론 굳히기에 나서고, 다른 주자들은 결선투표를 통한 막판 뒤집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들은 12일 본경선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두 달간 본선 레이스를 펼친다. 민주당은 다음달 7일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9월 5일 서울까지 11차례 권역별 순회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9월 10일 1위와 2위 후보를 두고 결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날 예비경선을 거쳐 8명의 예비후보 중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 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김두관 의원(기호순)을 본경선 후보로 압축했다.

앞으로 민주당은 권역별 순회 경선에서 선거가 끝날 때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또한 민주당은 일반 당원과 국민이 참여해 세 차례로 나눠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슈퍼위크’ 제도를 도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다음달 15일 발표될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본경선의 판세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2차(8월 29일), 3차(9월 5일)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3차 선거인단까지 합치면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모집을 마친 1차 선거인단 규모는 76만여 명에 달했다. 후보들은 앞으로 모집이 진행될 2차, 3차 선거인단 확보를 위해 조직력 등을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두 주자인 이 지사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지지를 받아야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압도적 표차이로 승리할 경우 2차와 3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1위 후보를 따라가는 여론의 심리,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하면서 결선 투표 없이 최종 후보로 선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사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 인터뷰에서 “(대선 본선에서) 내부 결속이 아주 단단해야 하고 중도‧보수 영역으로 진출해 50%를 넘겨야 이기는 것 아니겠나”며 “원팀을 살려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우리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당내 본선에서) 저는 심하게 공격하면 안 된다. 손발 묶인 권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 등은 이 지사와의 격차를 최소화해 한다. 이 지사의 대세론을 뒤집고 결선투표를 만들어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반(反)이재명 연대’ 등을 통해 1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2강 구도로 확실하게 형성해야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막고 결선 투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가파르게 저희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결혼 전 문제를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데 대해선 "그런 식의 논리라면 대통령 되기 전의 일은 묻지 말자는 얘기하고도 통할 수 있다. 그러면 안 되는 것"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의 배우자는 공직이다. 예산이 배정되고 인원도 배정된다. 당연히 국민이 알 권리가 있고, 또 대통령의 가족들에 대해서는 알릴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개혁 빠진 민주당은 앙꼬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라며 “촛불 정부는 개혁 완수가 시대 사명이고 당의 과제다.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단일화 여부도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정 전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필요가 없고 전혀 그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결선 투표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 두 사람이 결선을 한다. 단일화를 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경선 설계 자체가 마지막에는 유력자 두 사람이 경선을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고용진 수석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송영길 대표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이동학 최고위원의 발언을 끝으로 비공개 전환되기까지 최고위원 회의에 불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고용진 수석대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송영길 대표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이동학 최고위원의 발언을 끝으로 비공개 전환되기까지 최고위원 회의에 불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변수로 등장했다. 국민 등을 만나는 대면 선거운동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후보들 사이에서 경선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이 (본경선) 행사를 강행하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가 일단 걱정”이라며 “국민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상황이라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도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지난번에도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방역이 잘되고 일상이 회복되는 쯤에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했지만 당시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이 2주간 적용되는 만큼 성과를 지켜본 뒤 다시 생각해보자는 신중한 입장이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12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송영길) 대표 입장은 2주간의 4단계 거리두기 성과를 보자는 것이며, 경선 일정 관련 논의가 필요하면 그 때 하자는 입장을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다시 전달했다”며 “4단계 거리두기가 효과가 있다면 현행대로 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성과가 전혀 없다면 논의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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