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제 현안에 더 많은 관심 기울여야”[알파고의 한국 블로그]

알파고 시나씨 터키 출신·아시아엔 편집장 입력 2021-07-09 03:00수정 2021-07-0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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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알파고 시나씨 터키 출신·아시아엔 편집장
현재 에티오피아에서는 거의 8개월여간 내전이 진행 중이다. 이 내전을 이해하려면 에티오피아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과거 왕을 두고 에티오피아 제국이라는 명칭을 썼던 이 나라는 1974년 당시 소령이던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이 이끄는 사회주의 성향 군인들이 쿠데타로 왕권을 무너뜨리며 공산주의 국가가 된다. 수많은 민족이 사는 에티오피아에서는 과거 왕이 있었기 때문에 민족 간 충돌이 없었지만, 국가원수가 된 멩기스투가 자신의 민족만을 우대하다보니 민족 간 갈등이 커졌다. 결국 1991년 각 지역 민족을 대표하는 무장단체들이 에티오피아인민혁명민주전선(EPRDP)으로 뭉쳐 멩기스투 정권을 무너뜨린다.

문제는 이후로도 인종 및 민족 갈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내전은 민족주의 성향의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과 중앙정부 사이에서 발생한 것이다. TPLF는 원래 다른 민족과 결합해 공산 정권을 타도했지만, EPRDP 내 민족 간 주도권 다툼을 벌이다 결국 내전을 불러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에티오피아 남부 출신의 오로모인이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2020년 티그라이주에서 실시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불법 선거로 규정했고, 이 정치적인 충돌이 결국 지금의 내전으로 번졌다. 현재 휴전 상태지만 지난 8개월간 200만 명이 난민이 됐고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한국 다문화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갑자기 에티오피아 내전을 자세히 설명한 것을 보고 어리둥절할지도 모르겠다. 한국 언론에서도 에티오피아 내전은 잘 소개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설명을 드려보고자 한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참전국인 만큼 한국 국민이 잘 알아야 할 나라라고 생각한다. 에티오피아 군인 6000여 명이 6·25전쟁에 참전했다. 사망자가 122명, 부상자가 536명에 달한다. 이들은 한국을 위해 목숨 걸고 싸웠지만 고국에 돌아와서도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 살아남은 나머지 수천 명의 군인은 1974년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되면서 공산주의를 상대로 싸웠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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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형제의 나라가 아니더라도, 2021년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면 이런 세계적인 중요한 사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영향력이 큰 주요국이다. 아프리카의 38개 독립국가가 결성한 국제기구인 아프리카단결기구의 본부도 에티오피아에 있다.

한국은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32번째로 선진국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선진국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잘사는 나라를 의미하는 게 아닐 것이다. 국제사회는 선진국인 한국에 그만큼의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들이나 한국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 지역이 주로 미국이나 중국, 일본에 그치는 게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국제사회에는 이 외에도 많은 나라가 있고, 이에 대한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작은 개발도상국이 아닌 한국 같은 나라라면, 선진국으로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국 언론에 에티오피아 내전 같은 기사는 대부분 전쟁이 발발했을 때나 휴전 등 짧은 뉴스 형식으로 작게 다뤄지는 데 그치고 만다. 그조차도 대부분은 서양 언론 기사를 번역한 것이 많다. 한국인들이 선진국 국민으로서 좀더 넓은 시야를 갖추기 위해 언론이 현지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다양한 시각을 소개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앞으로 다양한 국제 문제들이 더 많이 주목받고, 한국인들이 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알파고 시나씨 터키 출신·아시아엔 편집장
#한국#국제 현안#에티오피아 내전#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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