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날” 톈안먼 32주년 SNS에 날벼락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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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3억 넘는 전자상거래업체
웨이보 계정 삭제-中 당국 조사
업체 “평소 주말 앞두고 올리던 글”

가입자가 3억 명이 넘는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 샤오훙수(小紅書)가 4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오늘은 무슨 날?”이라는 한 줄짜리 게시물을 올렸다가 해당 계정이 삭제되고 중국 당국의 조사까지 받았다. 4일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가 일어난 날이다.

6일 B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샤오훙수는 4일 웨이보에 “크게 말해봐, 오늘은 무슨 날?”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자 게시물은 순식간에 삭제됐다. 게시물뿐 아니라 팔로어가 1400만 명이던 웨이보 계정도 “법과 규정 위반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삭제됐다.

2014년 탄생한 샤오훙수는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그룹이 투자한 곳이다. 2019년 7월 가입자가 3억 명을 돌파했고 월평균 이용자도 1억 명이 넘는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며 중국의 젊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유명 업체가 ‘톈안먼’이란 단어를 직접 사용한 것도 아닌데 계정이 삭제되고 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현재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번 사건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샤오훙수는 톈안먼 시위를 염두에 두고 게시물을 쓴 것이 아니고 지난 몇 달간 금요일마다 주말을 겨냥해 이와 비슷한 게시물을 작성해 왔다”고 보도했다. 샤오훙수의 대변인과 중국 CAC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지 32년이 지났지만 중국 당국은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베이징 주재 영국대사관 등이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웨이보에 올린 촛불 영상 등도 올린 지 20여 분 만에 모두 삭제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오늘 무슨 날#sns#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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