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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北, 미사일 ‘릴레이 도발’… 바이든 기자회견 19시간전 무력시위

입력 2021-03-26 03:00업데이트 2021-03-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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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발사]
순항미사일 4일만에 탄도미사일… 바이든정부 겨냥 도발 수위 높여
김정은-시진핑 친서교환 직후 주목
한미, 며칠간 이동발사차량 추적… “북한판 에이태킴스 KN-24 유력”
정의용, 이르면 내주 방중 추진
북한이 25일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1년 만에 ‘북한판 에이태킴스(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KN-24)’가 유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면서 새 대북전략 채택을 위한 대북정책 검토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25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염두에 두고 하루 전날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북한은 바이든 기자회견 약 19시간 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사항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쏜 뒤 4일 만에 안보리 위반 사항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릴레이 발사’로 위협 수위를 높였다. 도발 수위를 한층 높여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SLBM보다 ‘북한판 에이태킴스’ 테스트 유력

이날 폭스뉴스는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을 보도했다. 하지만 군은 SLBM 여부에 대해 “지상에서 발사됐고, 비행고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잠수함이나 바지선의 수중 발사대에서 발사돼 수백 km 고도까지 치솟는 SLBM과는 비행 궤적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며칠 전부터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비행장 일대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전개 동향을 추적한 결과 ‘북한판 에이태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미 정찰위성과 우리 군의 조기경보기(피스아이)에 포착된 미사일과 TEL의 형체를 볼 때 대남 타격 신종무기의 일종인 KN-24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군이 공개한 비행거리(450km)와 정점고도(60km)도 ‘북한판 에이태킴스’의 비행 궤적과 매우 유사하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처럼 저고도로 비행하다 낙하 시 요격을 피하기 위해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이 특징이다. 또한 수십, 수백 발의 자탄(子彈)을 쏟아내 목표를 초토화할 수 있다. 특히 ‘북한판 에이태킴스’는 우리 군의 에이태킴스보다 비행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음속의 6배 이상) 기습 타격에 용이하다.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청와대(1분 25초)와 계룡대(2분 27초), 부산항(3분 37초) 등 한국 전역을 수 분 내 타격할 수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재래식 탄두보다는 전술핵을 실어 대남 핵공격용으로 개발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현장 참관 여부에 대해 군은 “단정적으로 쓰지 말아 달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날(24일) 민항기 추적 사이트에 김 위원장의 전용기가 평양 이륙 후 동쪽으로 비행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미 정찰기들도 잇달아 동해상에 전개된 것이 사전 징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정의용, 이르면 다음 주 중국 방문

북한이 ‘릴레이 미사일 도발’을 시작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위기를 고조시켜 가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 달 미국이 내놓을 대북정책이 억지와 압박에 무게를 둘 경우 미국 위협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까지 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을 전후한 시기도 추가 도발 시점으로 거론된다. 16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주장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사 시점이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미국을 겨냥해 “적대세력에 맞서 단결을 강화하자”고 한 직후라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리선권 북한 외무상도 같은 시기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규진·권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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