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친모 입만 바라보다 결국…

구미=명민준 기자 입력 2021-03-17 03:00수정 2021-03-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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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마무리… 17일 검찰 송치
경북 구미 3세 여자아이 사망사건이 미궁 속이다. 경찰은 프로파일러와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해 수사에 나섰지만 친모 A 씨(48)의 자백을 받아내지 못했다. 유전자(DNA) 검사도 했지만 사건의 실마리를 풀 친부의 행방은 묘연하다. 경찰은 구속기간 만료일인 17일 A 씨를 ‘미성년자 약취’ 혐의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숨진 아이의 친모가 A 씨라는 것 말고는 성과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 친모 입만 바라본 경찰

숨진 B 양(3)이 발견된 건 지난달 10일.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을 만큼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 6개월 전까지 B 양과 함께 이 집에 살다가 이사 간 A 씨의 친딸 C 씨(22)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DNA 검사 결과 A 씨가 친모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반전됐다. 경찰은 A 씨가 C 씨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두 아이가 바뀐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A 씨를 8일 긴급체포했고 사흘 뒤 구속했다.

이번 사건의 수사 핵심은 △실종 여아 행방 △여아 바꿔치기 정황 △공범 개입 가능성 등이다. 경찰은 우선 사라진 C 씨의 아이를 찾는 데 집중했다. 프로파일러 3명을 일주일 가까이 투입해 A 씨의 심리분석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했지만 증거 확보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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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2018년 출산을 전후로 A 씨가 범행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B 양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C 씨가 낳은 아이는 출생신고 이후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A 씨를 도운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숨진 B 양의 친부를 의심하고 있다. A 씨 주변 남성 2명에 대해 DNA 검사를 했지만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의 수사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A 씨의 자백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A 씨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며 범행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이 압박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자 입을 굳게 닫았다. 이성용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과신한 것이 패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공개수사 전환 안 해 제보 못 받아

경찰이 선제적으로 공개수사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수사로 전환해 더 많은 제보를 수집했더라면 결정적 단서를 얻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와 거짓말탐지기, DNA 수사 성과가 없을 때 빨리 공개수사로 돌렸어야 했다. 전국적 관심을 끌어 제보를 받을 기회가 많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수사 초기 친부를 찾기 위해 A 씨의 휴대전화 정보를 이용했으나 A 씨가 최근 휴대전화를 바꿔 남성을 특정하지 못했다. 실종 여아를 찾기 위해 구미시 아동보육과와 공조해 아동복지시설 3곳을 살펴봤지만 소득은 없었다. A 씨가 민간 산파 등을 통해 출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미시보건소의 도움을 받았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

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구미여아#친모#검찰#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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