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안했다”는 구미 3세 친모 거짓말탐지기 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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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5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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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 아이의 친모로 확인된 외할머니 A 씨(49)가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아이를 낳은 사실이 없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15일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북지방청 과학수사과는 A 씨를 대상으로 심리생리(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A 씨에게 5개 안팎의 질문을 했는데, 주요 질문은 아이를 낳은 사실이 있는가, 아이의 친부는 누구인가, 딸의 아이는 어디 있는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을 끄는 핵심 질문에는 ‘거짓반응’이 나왔고, 일부 질문에는 횡설수설해 ‘판단 유보’ 판정이 나왔다고 한다. 다만 경찰은 거짓반응이 나온 핵심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심리생리검사는 심장박동 등 답변자 생리 현상에서 참과 거짓을 파악하는 것이다. 경찰은 1주일 가까이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A 씨 심리를 분석했지만 실마리가 잘 안풀리고 있다.

경찰은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이 사건을 풀 수 없다.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봐야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상모사곡동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져 있는 것을 A 씨가 발견해 신고했다. 당시만 해도 A 씨는 숨진 여아의 외할머니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DNA) 검사 결과, 숨진 여아는 A 씨의 딸로 나타났다. 즉 A 씨의 딸 B 씨(22)는 엄마가 아닌 언니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A 씨는 “나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 딸(B 씨)이 낳은 아기가 맞다”며 출산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 씨의 남편과 딸의 전 남편은 모두 친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와 친분이 있는 남성 2명의 신병을 확보해 DNA 검사를 했지만 그들 역시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아이의 친부를 찾는 것이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또 B 씨가 낳은 아이의 출산 기록이 있고 출생 신고가 돼 있지만, A 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수소문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민간 산파와 위탁모 등은 아이의 사망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 적극적인 신고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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