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 씨는 지금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김성은 글·양양 그림/48쪽·1만6800원·문학동네
어두운 밤 사이렌을 울리며 도로를 가로지르는 소방차. 그 안에 탄 대현 씨의 손에는 그날 오후 찾은 결혼 반지가 끼여 있다. 열흘 뒤 지영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예비 신랑. 두 사람 앞에는 많은 날이 펼쳐질 것이다. 두 사람을 똑 닮은 아이가 태어날 것이고, 그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볼 것이고, 아이와 함께하는 경이로운 날들이 하루하루 쌓여갈 것이다.
그림책은 아름답게 번지는 수채화 그림을 배경으로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대현 씨의 미래를 그려낸다. 어느덧 열 살이 된 딸은 ‘아빠처럼 용감한 소방관이 될래요’란 제목으로 백일장에 나가고, 가족은 호숫가로 가족 캠핑을 떠나 더없이 행복한 여름 날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이 나오면서 모든 게 반전된다.
“하지만 대현 씨는 지금,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2층에 아이가 있다는 외침을 듣는 순간,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검은 연기 속으로 뛰어들어갈 뿐이다.”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과 미래를 던지는 용기는 어떤 것일까. 검게 끝나는 마지막 장에서 감동과 숙연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김성은 시인의 동시 ‘지금은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를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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