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오픈소스에서 취득한 것을 얘기했다는 것이고, 미국은 자기들이 준 정보가 흘러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달이 나긴 난 것.”(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발언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에 이 문제로 인한 갈등이 실제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사달이 나긴 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고, 당사자 정 장관은 “정략”,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말로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은 정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발언은 ‘구성’이다. 미국 측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민감 정보를 정 장관이 공개 언급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장관은 기존에 이미 알려진 정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의 발언 논란에 순방 중이던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며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 설명을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이 문제를 들고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성시를 북한 핵시설 소재지로 언급한 데 대해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7월 14일 인사청문회 때에도 구성을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 장관의 해명에도 국민의힘에서 사퇴 요구까지 나오자 정 장관은 사흘 뒤인 23일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지나친 정략”이라며 재차 반발했다. 정 장관은 “뉴스에도 나왔는데 뉴스에 나온 것도 기밀인가”라며 자신의 발언은 기밀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 시간) 이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베트남 하노이 현지 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위 실장은 “정 장관의 직접적인 설명에 따르면 (구성시 발언은) 미국이 우리에게 공유한 정보에 기초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핵심은 미국으로부터 정보 교류받은 것을 유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정 장관이 발언 내용 자체는 한미간 ‘연합 비밀’에 해당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미국은 자기들이 준 정보가 흘러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이제 사달이 난 건 난 것인데 경위를 따져보면 연합 비밀과 정 장관의 말과는 조금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이 정 장관 발언에 항의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안 장관은 “미국 측 일부 정보 공유가 제한된게 맞냐”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 질의에 “아직까지 (제한된 게) 없다”고도 했다. 송 의원이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냐”고 되묻자 “그건 알려진 것”이라며 정보 공유가 제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 실장은 하노이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이) 정상적인 협력 상태로 조속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방향에서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양국 사이에 문제가 생겼음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등에서는 위 실장이 ‘사달’이란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한미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은 맞다며 정 장관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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