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성장하는 시대 끝났다”… 이재현 ‘개방적 협력’으로 혁신성장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2-23 03:00수정 2021-02-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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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세대교체, 디지털 총수 시대]〈13〉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은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총 6000억 원 규모의 주식 교환을 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두 회사의 콘텐츠 융합이 관심을 끌었다. 협업으로 네이버의 인기 웹툰을 CJ가 영상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CJ ENM의 제작 역량은 영화 ‘기생충’, 드라마 ‘도깨비’ 등의 작품이 글로벌 인기를 얻으면서 검증됐다. ‘신과함께’ 등 인기 네이버 웹툰을 기반한 작품들은 드라마, 영화 등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줬다. 앞으로 CJ가 만들어 낼 ‘웹툰 콘텐츠’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물류 강자인 CJ대한통운과 네이버가 만들어 낼 유통 시너지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양 사는 최근 ‘오늘 도착’ 서비스를 포함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오전 10시까지 주문한 상품은 당일 오후까지, 오후 2시까지 주문한 상품은 당일 저녁에 받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륜차 배송망을 활용해 배송 속도를 높이고, 인공지능(AI)으로 고객 수요와 재고 일수를 예측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물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 ‘개방적 협력’으로 산업구조 고도화

양 사의 협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개방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이 회장은 네이버와의 사업 제휴 당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두 차례 만나 제휴의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연초에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계열사 CEO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으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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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이처럼 콘텐츠 경쟁력에 기반해 다양한 회사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CJ올리브네트웍스는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CJ는 스타랩스가 개발한 가상인간 ‘네온(NEON)’을 가상 인플루언서로 내세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CJ ENM은 정보기술(IT) 회사 엔씨소프트와 연내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J 미래 대비의 키워드는 혁신성장이다. CJ제일제당이 ‘설탕’에서 출발해 문화 콘텐츠, 물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듯 다양한 기술을 가진 기업과의 협업으로 사업 구조를 진화시키고 있다. CJ 관계자는 “각자의 독보적 영역에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신성장동력 발굴 차원의 개방적 협력은 이미 CJ의 화두가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내부 체질 개선도 서두르고 있다. 2019년 영입한 차인혁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중심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전 사업 구조의 고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 친환경 플라스틱 등 ‘미래 먹거리’ 발굴

계열사별로도 미래사업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가장 큰 목표는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PHA(Polyhydroxyalkanoate) 등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확대다. PHA는 미생물이 식물에서 유래한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두는 고분자 물질로 극소수 기업만 생산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바이오 공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이미 네덜란드 3차원(3D) 프린터 소재 기업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에서 5000t의 선주문이 들어왔다.

CJ대한통운도 물류 첨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로봇 중심의 무인화 기술 개발 및 적용, 택배 분류 자동화, 화물선 도착시간 예측 등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CJ EN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일찍 도래한 ‘언택트 시대’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2012년부터 계속된 글로벌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바꿨다. 7일간 이뤄진 ‘케이콘택트 2020 서머’는 세계 150개 지역에서 유·무료 관객 405만 명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 8년간 24회의 오프라인 케이콘에 방문했던 관객 수보다 3.5배 많다.

CJ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그룹 내에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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